스포츠 관련 글을 너무 올리지 않은 것 같아서 오랜만에 올립니다. 얼마 전 카카오톡 방의 아는 지인이 전국체전 준비하느라 혼났다고 농반진반으로 말했습니다. 전국체전도 종합 스포츠 경기 대회인데 올해 그 대회의 정점인 올림픽이 개최되었죠. 올림픽에서 수많은 종목이 있는데, 올림픽이라는 범위에 한정해서 종목별 인기 순위는 어느정도 되는지 한 번 찾아봤습니다.
올림픽에서 개최지 선정 등 전체적으로 주관하는 건 IOC지만, 세부적인 경기는 각 스포츠 연맹(International sports Federations)이 맡고 있습니다. 하계 올림픽의 경우 국제 하계 올림픽 종목 협의회(Association of Summer Olympic
International Federations, ASOIF)에 소속된 단체가 관할하고요.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나 팀도 그들이 기준을 설정하고 뽑습니다. 농구의 경우 FIBA 월드컵에서 각 지역별로 1위 ~ 2위를 해야 하고, 수영의 경우에도 2023년부터 2024년 올림픽 직전까지 FINA가 주관하는 세계선수권 등의 대회에서 호성적을 기록해서 출전권을 따내야 합니다. 올림픽 축구도 FIFA에 조직된 대륙별 연맹인 UEFA, AFC 등의 연령별 대회에서 순위권 안에 들어가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림픽에서 나오는 수익은 IOC가 온전히 독식할 수 없고, 각 종목의 국제 연맹 조직에도 분배해야 합니다. 다만 종목 마다 인기가 같을 수는 없어서 차등 분배를 하는데, 찾아보니 리우 올림픽 자료가 세부적으로 금액이 표시되어 있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도쿄 올림픽 때도 별 차이 없었다고 하네요. 파리 올림픽은 끝난지 얼마 안 되어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https://sport-strategy.org/latest_news/1376?page=346
수익 배분 평가 기준은 이렇게 구성됩니다.
TV 시청률 40%
인터넷, SNS 언급 빈도 20%
대중 설문조사 종목별 선호도 15%
개최지의 종목별 티켓 판매량 10%
언론보도 횟수 10%
국제 기구(협회/연맹 등)별로 가입된 국가의 수 5%
중계권에 직결되는 시청자 수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대중들의 인터넷 검색 빈도의 비중이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그 밖에 대회 기간 중 현장 티켓이 팔리는 정도도 중요하네요.
종목별 등급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우 올림픽 시기 기준이라 스포츠클라이밍 등의 일부 종목은 여기 없습니다.
A등급: 육상, 체조, 수영
B등급: 농구, 사이클, 축구, 테니스, 배구
C등급: 사격, 양궁, 배드민턴, 복싱, 유도, 조정, 탁구, 역도
D등급: 카누, 승마, 펜싱, 핸드볼, 하키, 요트, 태권도, 트라이애슬론, 레슬링
E등급: 근대 5종, 골프, 럭비(7인제)
A등급 수익: 3,200만 달러(육상만 4,000만 달러)
B등급 수익: 2,500만 달러
C등급 수익: 1,770만 달러
D등급 수익: 1,530만 달러
E등급 수익: 1,300만 달러
런던 올림픽 때 수영과 체조는 B등급 종목처럼 2,500만 달러였다가 리우 때 700만 달러 증가했습니다.
런던 -> 리우를 거치면서 C등급 ~ D등급 종목도 변동이 있었습니다. 런던 올림픽 때는 C등급이었던 하키, 승마, 핸드볼이 리우 때는 D등급으로 내려갔고, 반대로 런던 때는 D등급이었던 사격, 양궁, 배드민턴, 복싱, 유도, 탁구 역도가 리우 올림픽에는 C등급으로 올라갔고요.
근대5종의 경우에는 런던 때 D등급이었다가 리우 때는 E등급으로 내려갔습니다.
육상은 A등급 3종목 중에서도 특별히 4,000만 달러의 수익금을 배분받았습니다. 오히려 런던 때는 4,600만 달러의 배분금으로 더더욱 독보적이었습니다. 리우 때 감소했음에도 1위 자리는 변함이 없었고요.
https://sport-strategy.org/latest_news/5505
도쿄 올림픽 때의 분배금도 동일했습니다. 육상이 1위고 근대 5종, 골프, 럭비가 가장 낮은 수익금을 배분받았습니다.
도쿄 올림픽 때 추가된 정식 종목인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가라테, 서핑 종목은 수익 분배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다만 가라테를 제외한 3종목은 파리 올림픽에도 정식 종목이었는데, 앞으로 수익 분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예를 들어 스포츠클라이밍의 경우 국제스포츠클라이밍 연맹(International Feder
ation Sport Climbing, IFSC)이 있죠.
야구/소프트볼의 경우에도 도쿄 때 부활했으나 매번 있는 정식종목이 아니어서 그런지 수익 분배에 제외되었습니다. 4년 뒤 LA 올림픽에 야구/소프트볼, 크리켓(T20 규칙), 플래그 풋볼, 라크로스(6인제), 스쿼시가 정식 종목으로 포함됩니다.
다른 종목은 몰라도 야구나 크리켓은 그 다음 브리즈번(호주) 올림픽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데, 연이어 정식 종목으로 경기가 치러지면 수익 분배를 받을 수 있으려나 궁금합니다. 막 신설되거나 부활한 정식 종목은 도쿄 올림픽에는 수익 분배에 제외되었습니다. 그런데 리우 올림픽 때는 112년 만에 골프가 정식 종목에 부활했는데 수익 분배에 포함되었죠. 기준을 종잡을 수가 없네요.
육상, 수영의 경우 40개가 넘는 금메달이 걸린 만큼 세부 종목이 정말 많은 종목이라 A등급인 게 이해가 갑니다. 메달이 많을 수록 경기 수도 많을테고, 수익 배분도 비례해서 증가하겠죠. 다만 육상 100m와 200m는 다른 세부 종목보다 시청률이 어마무시하게 높을 것으로 확실하고요.
개인적으로 체조는 이외네요. 물론 체조도 기계체조+리듬체조+트램펄린 합쳐서 18개 메달이 걸린 종목이지만, 레슬링이나 사격이나 사이클 등의 종목도 체조와 비슷한 숫자의 메달이 판가름 나는 점을 감안하면 인기가 대단합니다. TV 중계권료에서 미국 시청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텐데 미국에서 체조 스타들 인기가 대단한가 봅니다. 특히 시몬 바일스의 지분이 어마어마할테고요.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메달리스트가 나올 만큼 특정 지역에만 인기있는 종목도 아니니... 우리나라도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 기계체조 양학선 선수와 여서정 선수가 크게 화제가 되었고요. 파리올림픽 2관왕인 카를로스 율로가 필리핀의 국민 영웅으로 등극한 것도 기억나네요.
다만 레슬링은 세계적으로 비인기종목인가 보네요. 체조처럼 18개 메달이 판가름나는 종목인데도 런던 - 리우 - 도쿄 3연속으로 올림픽 D등급 종목에 해당되네요. 투기 종목 중 유도나 복싱은 C등급에 해당되기라도 했는데 말이죠. 태권도야 메달 숫자가 적다는 이유라도 댈 수 있고요.
골프의 경우 리우 올림픽 때 112년 만에 다시 정식종목으로 되돌아와서 그런지, 주목도가 낮은 것 같고요. 골프는 마스터즈 같은 메이저 골프 대회가 따로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고요.
럭비도 15인제가 아니라 7인제로 진행되어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요. 축구가 월드컵이 메인인 것처럼, 럭비도 럭비 월드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올림픽에는 한계가 있죠.
마지막으로 B등급 종목 중에서는 축구, 농구, 배구 이렇게 단체 구기 종목의 위엄이라고 보여집니다. 농구나 배구도 대단하지만 축구의 경우 올림픽에서는 연령 제한이라는 조건이 있어도 많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네요. 테니스도 그랜드슬램 등 훨씬 더 중요한 대회가 있음에도 저 정도라니 놀랍고요.
그래도 A등급&B등급 8개 종목과 나머지 종목 간의 수익 분배금 편차가 크게 차이나지는 않네요. 축구나 육상이 다른 종목보다 대략 5배 ~ 6배 차이나는 줄 알았습니다. 비인기종목이라도 그 나라의 자국 선수들이 출전하면 TV에서 틀어줄테니 천지차이 정도로 가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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