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8일 간의 여정을 끝으로 오늘 밤에 폐막합니다. 현재 여자 컬링 결승전이 진행중이지만 우리나라는 금메달 15개, 총 메달 44개로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확정지었습니다. 역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반 이상의 메달을 획득했고, 11개의 종목 중 '스키 마운티니어링'과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제외한 9개의 종목에서 메달권에 들었습니다.
백미는 어제 경기를 했던 남자 피겨 차준환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클린한 연기와 총 281.69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경쟁자이자 금메달 후보 1순위였 일본의 카기야마 유마는 쇼트에서는 앞서갔으나 프리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등 3차례 큰 실수를 범해서 금메달을 놓쳤습니다. 281.69점은 차준환 선수가 2024년 이후로 가장 높은 점수입니다. 아주 훌륭한 경기였는데, 인터뷰에서 밝혔던 것처럼 자신감을 높이고 내년 올림픽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여자 피겨에서도 김채연 선수가 219.4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렇게 남녀 동반 피겨 금메달에 성공했습니다. 세계선수권 3연속 우승자인 사카모토 카오리가 워낙 막강한 상대였습니다.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카오리가 금메달, 김채연 선수가 동메달이었죠.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카오리의 실수가 있었고 김채연 선수는 클린 연기로 역전에 성공했죠. 김채연 선수는 커리어 하이 점수를 달성했습니다. 진짜 피겨는 실수 없이 연기를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번 하얼빈 아시안게임은 2017년 삿포로 이후 8년 만에 개최되는 동계아시안게임입니다. 4년 전에는 코로나 여파로 대회가 아예 취소되었죠. 예전에는 6년 만에 개최되는 등 하계아시안게임에 비해 불규칙적으로 열리기도 했고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당시에는 다음 개최지도 정해지지 않았죠. 동계아시안게임은 썰매 종목이 없는데도 아시아 국가들이 다들 기피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2029년 사우디 네옴시티가 개최지입니다. 사우디가 스포츠에 돈을 써서 일단 한숨은 돌린 모양새인데, 또 그 다음에는 어느 국가가 개최 비용을 떠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 안되면 사우디에서 연속으로 개최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고 보고요. 어차피 2034년 축구 월드컵과 하계아시안게임도 사우디에서 열리는데, 그 전해에 동계아시안게임이 있어도 놀랍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번에 언급했던 올림픽 인기 종목(수익분배 기준)에서 C등급 까지의 대회까지는 다 찾아봤네요. 그 외에 우리나라 국기 종목인 태권도 세계선수권도 올해 개최되기는 한데 발표된 일정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작년에 파리 올림픽이 열렸으니 올해에는 세계선수권 대회가 많네요. 우리나라의 경우 3월에 컬링 여자세계선수권 대회가, 9월에 양궁 세계선수권 대회가 개최됩니다. 전자는 의정부시, 후자는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됩니다. 한국 양궁이야 말할 것도 없고, 컬링 대표팀도 여성 선수들이 세계랭킹 3위라 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지난 올림픽에서 호성적을 냈던 사격 등의 종목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활약해줬으면 좋겠고요.
사격 세계선수권의 경우 원래 4년에 한 번 씩 개최되었는데 2023년에 개최되고 2년 지난 올해에 열리네요. 수영 세계선수권도 홀수해만 열렸는데 2022년 ~ 2025년 4년 연속으로 개최되고요. 그 다음부터는 2년 주기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유도나 배구도 세계선수권 대회 주기가 짧아졌고요.
올해 8월에 중국 청두에서 월드 게임 대회가 열립니다. 월드 게임은 올림픽 정식 종목에 없는 스포츠 종목의 종합 스포츠 대회입니다. 라크로스, 플래그 풋볼, 스쿼시도 이 대회의 종목이었다가 LA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가라테도 도쿄 올림픽에 일시적으로 정식 종목이었죠.
여담이지만 E스포츠 올림픽 대회가 올해 열려서 일정에 포함시키고 싶었는데 역시 자세한 정보가 나오지 않았고요. 사우디에서 개최되는 건 정해졌는데 어떤 종목이 들어갈지 모르겠습니다. E스포츠 월드컵이 7월 ~ 8월에 개최되니 어느정도 간격을 띄우고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11월 개최가 유력해 보입니다.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이 1월 14일 날 대한체육회 회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올림픽 이후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의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기흥 회장이 또 연임하겠려나 싶었는데 선수 시절 승부사는 다르네요. 투표 결과는 417대 379로 유승민 후보의 승리였습니다.
이 회장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성적이 저조하다고 국가대표 선수들을 해병대 캠프에 보내고, 파리 올림픽 일정이 끝나고 선수단의 해단식 행사를 멋대로 취소하는 등 체육계의 왕으로 군림했죠. 올림픽에서 호성적을 기록하자 자신이 기획한 해병대 캠프 덕이라고 자화자찬을 했었고요.
41대 선거에서는 이기흥 회장이 압도적으로 재선되었습니다. 총 유효표 1974표 중 915표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득표율이었죠. 2위가 국회의원 5선 충신의 이종걸 후보였는데 423표에 불과했습니다. 2배가 넘는 격차였죠. 그런데 유승민 차기 회장은 4년 만에 이걸 뒤집어버렸습니다.
그는 리우 올림픽 때 주르터 다니엘(헝가리 - 수영), 브리타 하이데만(독일 - 펜싱),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 육상)과 함께 IOC 선수 위원에 당선되었죠.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열심히 자신을 알린 결과 23명의 후보 중에서 2위의 결과로 당선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하이데만 다음이었고 그 유명한 이신바예바조차 제친 성과죠.
아직 불혹을 조금 넘은 나이인데도 경력이 어마무시하네요. 선수 시절에는 올림픽 메달을 금/은/동메달 모두 1개씩 가지고 있고, 5년 동안의 대한탁구협회장 경력, 8년 간의 IOC 선수 위원 경력 등 실로 화려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주어질 대한체육회장 4년 임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는 탁구협회장으로서 이번 파리 올림픽 때 직접 선수들 연습상대가 되어주었고, 탁구 선수들이 에어컨도 안 나오는 찜통 버스에서 힘들어하는 걸 보고 사비를 써가면서 새로운 버스를 렌트해주는 등 후배들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했습니다. 자기들 영향력에만 신경썼던 다른 종목의 회장들과는 달랐습니다.
유승민 차기 회장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선수 시절도 레전드였고 행정가로서도 계속해서 성공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체육계에서 유승민 차기 회장과 같이 스포츠 외교에 맹활약하는 한국 레전드 나오기를 바랍니다. 유승민 차기 회장의 임기가 2029년 2월까지인데, 그의 임기 동안 스포츠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많은 메달을 획득하면 좋겠습니다. 내년에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있고, 3년 뒤에는 LA 올림픽이 있습니다. 파리 올림픽 때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메달 개수 성과가 나와서 유승민 차기 회장이 4년 뒤에도 당선되는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좋겠습니다.
Association of National Olympic Committees(이하 ANOC)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IOC에 있는 206개 가맹국과 국가 올림픽 위원회(NOC)를 연계하는 국제 기구입니다. 각 대륙별 올림픽 위원회(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에서 집행위원회 멤버를 선출합니다. 그들은 유러피안 게임, 아시안 게임, 팬아메리칸 게임 등 대륙별 종합 스포츠 대회를 개최합니다.
ANOC에서 주기적으로 시상식을 개최합니다. 하계, 동계 올림픽있던 해나 아시안 게임과 같이 대륙별 스포츠 대회가 끝난 뒤에 시상식을 개최합니다.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선 선수들 가운데 남녀 1명 씩 최고의 선수를 주고, 팀도 남녀 각각 최고의 팀을 하나씩 선별합니다.
미국에서 'ESPY 어워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올해의 선수', AP통신 선정 올해의 스포츠 선수'를 여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마다 전 종목을 통틀어서 가장 빛났던 1명 ~ 2명만 뽑고 올해의 선수/올해의 팀을 주는 것과 유사하죠.
Sporting Career)이라고 하는 전설적인 스포츠 선수를 기리는 상도 열고 있습니다. 일종의 공로상이죠. 2018년에 김연아 선수가 받아서 필자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ANOC 시상식에서 수상한 선수들을 돌아보겠습니다. 최고의 선수와 팀 수상은 나중으로 미루고 아웃스탠딩 수상만 정리해보겠습니다.
아웃스탠딩 퍼포먼스상
2014년: 라리사 라티니나(기계체조, 소련 -> 러시아)
-> 올림픽 기계체조 2회 우승자, 통산 금메달 9회로 역대 공동 2위(펠프스 다음)
2015년: 밥 비먼(육상 멀리뛰기, 미국)
->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8.90m의 세계신기록을 기록. 신기록은 22년 동안 유지(올림픽기록은 현재까지도 유지 중)
2017년: 나디아 코마네치(기계체조, 루마니아)
->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기계체조 우승자, 세계 최초의 10점 만점으로 전설이 되었죠.
2018년: 김연아(피겨 스케이팅, 대한민국)
-> 설명 생략합니다.
2019년: 카타리나 비트(피겨 스케이팅, 동독 -> 독일)
-> 올림픽 2회 금메달 + 세계선수권 4회 금메달리스트, 김연아 선수처럼 당대 피겨 여제였죠.
아웃스탠딩 운동선수상
2018년: 비에른 델리(크로스컨트리, 노르웨이)
-> 크로스컨트리 종목 최다 금메달리스트(8개)입니다.
2019년: 야마시타 야스히로(유도, 일본)
-> 1984년 LA 올림픽 금메달 + 세계선수권 4회 금메달리스트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운동선수상
2021년: 미하인 로페즈(그레코로만형 레슬링, 쿠바)
-> 올림픽 5회 금메달(레슬링 최다) + 세계선수권 5회 금메달로 레슬링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명.
(수상 당시 기준으로는 올림픽 4회 금메달이었습니다.)
아웃스탠딩 커리어 운동선수상
2022: 스벤 크라머(스피드 스케이팅, 네덜란드)
-> 올림픽 4회 금메달 + 세계선수권 9회 종합 우승자. 말이 필요없는 동계 스포츠의 전설이죠.
2024: 마룽(탁구, 중국)
-> 탁구 남자 단식에서 유일한 올림픽 2회 금메달 보유자고, 그 외 세계선수권과 탁구 월드컵 등 대회 업적은 하도 많아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100% 탁구 GOAT.
2024: 리사 캐링턴(카누, 뉴질랜드)
-> 올림픽 8회 금메달리스트(역대 카누 선수 중 타이 기록)입니다.
2017년까지는 한 명만 뽑다가, 갑자기 2018년 ~ 2019년에는 Outstanding Performance / Outstanding Athlete
이렇게 나눠서 2명씩 뽑았네요. 그 다음부터는 로페즈, 크라머 순으로 1명만 뽑다가 올해 들어서 남성 커리어 선수상, 여성 커리어 선수상 명시해서 마룽과 캐링턴을 각각 선정헀습니다. 사실 마룽이 받았다는 기사를 읽고 포스팅을 했고요.
전설들을 기리는 시상인데도 최근에는 수상 범위는 은퇴 선수에 한정되지 않네요. 카타리나 비트나 김연아 선수처럼 은퇴 이후에 받은 경우도 있고, 크라머도 은퇴 직후 받았습니다. 다만 로페즈는 파리 올림픽에도 금메달을 추가했고, 마룽도 아직 현역이고, 캐링턴도 아직 선수 생활이 남았고요.
수상자들 면면이 정말 화려합니다. 마룽, 로페즈처럼 한 종목의 GOAT인 선수도 많은데 저 사이에 김연아 선수가 있다는 게 대단하네요. 김연아 선수의 벤쿠버 올림픽 퍼포먼스 및 세계신기록은 비먼의 멀리뛰기 세계신기록 +0.55m 경신와 코마네치의 10점 만점과 비견되는 듯 합니다.
그 다음 수상자는 누가 될지 감이 안 잡히네요. 일단 한중일, 미국과 러시아 등등 국가별로 1명씩 돌아가면서 수상을 했습니다. 종목도 피겨 스케이팅에서 이례적으로 김연아 선수와 카타리나 비트가 연속으로 수상한 걸 빼면 겹치는 경우가 없고요. 아직 수상하지 못한 종목/국적 중에서는, 여자 배드민턴의 GOAT로 평가받는 수지 수산티(인도네시아)가 떠오르네요. 또 남자 핸드볼의 니콜라 카라바티치(프랑스)도 충분하고요.
전 종목 통틀어 위상을 강조하면 수영 쪽의 마이클 펠프스, 육상(단거리 달리기) 쪽 우사인 볼트도 2020년대에 뽑힐 것 같고요. 미국 쪽에서는 비먼이 이미 수상했지만 세계 스포츠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있으니까요. 골프, 축구, 농구, 테니스, 사이클 등은 저 위의 종목과 다르게 올림픽이 종목 내의 최고의 대회가 아니라서 제외하고요.
2025년부터 호주 시드니 마라톤이 세계 마라톤 메이저 대회에 포함됩니다. 시드니 마라톤은 올해까지만 해도 플래티넘 라벨 마라톤 중 하나였는데 내년부터 승격이 확정되었습니다. 중국 청두 마라톤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 타운 마라톤과 후보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시드니 마라톤이 승리했습니다.
이로써 세계 마라톤 메이저는 6대 마라톤에서 7대 마라톤으로 파이가 넓어졌습니다. 격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 대회까지 합치면 총 메이저 대회가 9개인 셈입니다. 내년에는 육상 세계선수권 대회가 도쿄에서 열리는데, 같은 도시에서 마라톤 메이저 대회가 3월(도쿄 마라톤)에 1번, 9월(육상 세계선수권)에 2차례 열리게 됩니다.
7대 마라톤은 매년 열리는 대회 순서대로 정리해보면 도쿄, 보스턴, 런던, 시드니, 베를린, 시카고, 뉴욕 마라톤이 있습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마라톤 대회입니다. 골프나 테니스 등 개인 종목에서 그 시즌 최고 선수를 가리는 것처럼, 마라톤도 한 시즌의 최고 선수를 가리는 기준이 있습니다.
우승자에게 25포인트, 준우승자에게 16포인트, 3위 입상자에게 9포인트, 4위면 4포인트, 5위면 1포인트씩 점수를 받습니다. 포인트는 7대 마라톤과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모두 동일합니다. 한 시즌에서 가장 높은 포인트를 획득한 마라토너는 25만 달러라는 거액의 상금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2위는 5만 달러, 3위는 2만 5천 달러의 상금을 수령하고요.
도쿄 마라톤 -> 매년 3월 상반기
보스턴 마라톤 -> 매년 4월 하반기
런던 마라톤 -> 매년 4월 하반기
시드니 마라톤 -> 매년 8월 말(승격 이전 2024년까지는 9월 중순에 열렸습니다.)
베를린 마라톤 -> 매년 9월 말
시카고 마라톤 -> 매년 10월 상반기
뉴욕 마라톤 -> 매년 11월 상반기
이렇게 됩니다. 2025년 도쿄 마라톤 세계선수권 대회는 9월 말에 열려서 베를린 마라톤과 겹치게 되겠네요. 보스턴 마라톤과 런던 마라톤도 비슷한 시기에 열려서 탑급 마라톤 선수들은 양자택일을 해야 하고요.
그동안 6대 마라톤 대회를 모두 완주한 마라토너에게는 위 사진의 '식스 스타(six star)'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이제는 시드니 도시 사진이 새겨진 메달이 추가되어 세븐 스타 메달으로 새롭게 바뀌겠네요. 메달이 바뀌면 기존에 식스 스타 메달을 받은 마라토너에게도 소급 적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드니 마라톤을 완주하면 변경된 메달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요.
세계 마라톤 메이저 대회는 2006년 초에 시작되었습니다.보스턴, 런던, 베를린, 시카고, 뉴욕 마라톤 주최 측이 모여서 세계 마라톤 메이저 대회 시리즈를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5대 마라톤이었지만 2013년에 도쿄 마라톤이 추가되어 6대 마라톤이 되었고, 내년부터 시드니 마라톤이 추가되어 7대 마라톤이 확정됩니다.
현재까지 세계 마라톤 메이저 대회의 최다 우승자는 13회 우승의 엘리우드 킵초게입니다. 킵초게는 다섯 시즌을 제패했는데 이것도 최고 기록입니다.
마라톤 대회는 세계육상연맹(World Athletics)에서 라벨로 대회 등급을 매깁니다. 플래티넘 라벨 - 골드 라벨 - 엘리트 라벨 - 라벨 순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동아 마라톤(서울 국제 마라톤)이 플래티넘 라벨 급 대회, 대구 마라톤이 골드 라벨 급 대회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7대 마라톤은 마라톤 메이저에 속하지만 동시에 플래티넘 라벨 대회이기도 합니다. 다른 마라톤 대회는 라벨 등급이 변경될지라도 7대 마라톤은 큰 사고가 없는 이상 최상위 등급 라벨로 고정될 것입니다.
예고의 말도 없이 한 달 넘게 블로그를 방치한 건 전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이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비겁한 변명이지만,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쉬는 날이 없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간 여유가 없기도 했고, 더욱이 헌혈을 장기간 못하게 되니 허전함과 우울함도 약간 들었고, 블로그에 올릴 포스팅 주제도 크게 떨어져버려서 회의감이 들었고요. 곧 파리 올림픽도 다가오니, 더 이상 손을 놓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얼마 전 ESPN에서 2000년부터 지금까지 가장 위대한 운동선수 100명을 뽑았습니다. 20세기와 21세기 모두 활동한 선수들은 2000년 이전 성적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 종목 대상으로 각각 10명 ~ 25명 선수들을 뽑은 다음, 70,000개 이상의 표를 받고 ELO 시스템을 활용하여 미국 전문가들이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여성 선수들도 꽤 포함되었습니다. 1위가 수영 GOAT로 유명한 마이클 펠프스고 그 다음부터 순위를 나열해보겠습니다.
1. 마이클 펠프스 (수영)
2. 세레나 윌리엄스 (테니스)
3. 리오넬 메시 (축구)
4. 르브론 제임스 (농구)
5. 탐 브래이디 (미식축구)
6. 로저 페더러 (테니스)
7. 시몬 바일스 (체조)
8. 타이거 우즈 (골프)
9. 우사인 볼트 (육상)
10. 코비 브라이언트 (농구)
11. 노박 조코비치 (테니스)
12. 라파엘 나달 (테니스)
13.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축구)
14. 스테판 커리 (농구)
15. 케이티 러데키 (수영)
16. 팀 던컨 (농구)
17. 샤킬 오닐 (농구)
18. 패트릭 마홈스 (미식축구)
19. 루이스 해밀턴 (F1)
20. 애런 도널드 (미식축구)
21. 다이애나 터라시 (농구)
22. 시드니 크로스비 (아이스하키)
23. 케빈 가넷 (농구)
24. 알버트 푸홀스 (야구)
25.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복싱)
26. 페이튼 매닝 (미식축구)
27. 랜디 모스 (미식축구)
28. 니콜라 요키치 (농구)
29. 미하엘 슈마허 (F1)
30. 마이크 트라웃 (야구)
31. 클레이튼 커쇼 (야구)
32. 마르타 (축구)
33. 미겔 카브레라 (야구)
34. 타미카 캐칭 (농구)
35. 드웨인 웨이드 (농구)
36. 마야 무어 (농구)
37. 스즈키 이치로 (야구)
38. 배리 본즈 (야구)
39. 케빈 듀란트 (농구)
40. 저스틴 벌렌더 (야구)
41. 디르크 노비츠키 (농구)
42. 야니스 야테토쿰보 (농구)
43. 알렉스 로드리게스 (야구)
44. 미카엘라 시프린 (알파인 스키)
45. 데이비드 오티즈 (야구)
46. 맥스 슈어저 (야구)
47. 지미 존슨 (NASCAR)
48. 티에리 앙리 (축구)
49. 아이타나 본마티 (축구)
50. 지네딘 지단 (축구)
51. 스티브 내쉬 (농구)
52. 아드리안 벨트레 (야구)
53. 데릭 지터 (축구)
54. 알렉산드르 오베츠킨 (아이스하키)
55. 루카 모드리치 (축구)
56. 알렉시아 푸테야스 (축구)
57. 캘빈 존슨 (미식축구)
58. J.J. 왓 (미식축구)
59. 마리아노 리베라 (야구)
60. 캔디스 파커 (농구)
61. 레이 루이스 (미식축구)
62. 오타니 쇼헤이 (야구)
63. 앨릭슨 펠릭스 (육상)
64. 미아 햄 (축구)
65. 킬리앙 음바페 (축구)
66. 존 존스 (종합격투기)
67. 제임스 하든 (농구)
68. 필 미켈슨 (골프)
69. 제이슨 키드 (농구)
70.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축구)
71. 매니 파퀴아오 (복싱)
72. 숀 화이트 (스노보드)
73. 무키 베츠 (야구)
74. 리사 레슬리 (농구)
75. 챠비 에르난데스 (축구)
76. 조르주 생 피에르 (종합격투기)
77.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 (육상)
78. 버나드 홉킨스 (복싱)
79. 브라이스 하퍼 (야구)
80. 앤디 머레이 (테니스)
81. 셰릴 스우프스 (농구)
82. 우치무라 코헤이 (기계체조)
83. 크리스 폴 (농구)
84. 로렌 잭슨 (농구)
85. 카와이 레너드 (농구)
86. 비너스 윌리엄스 (테니스)
87. 호나우두 (축구)
88. 로이 할러데이 (야구)
89. 야니카 소렌스탐 (골프)
90. 에이자 윌슨 (농구)
91. 애런 로저스 (미식축구)
92. 페드로 마르티네즈 (야구)
93. 로이 맥길로이 (골프)
94. 호나우지뉴 (축구)
95.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축구)
96. 대럴 레비스 (미식축구)
97. 비라트 콜리 (크리켓)
98. 코너 맥데이비드 (아이스하키)
99. 에드 리드 (미식축구)
100. 찰스 우드슨 (미식축구)
이 100명 중 반이 넘는 56명이 미국에 몰려있는 것도 그렇고, 투표한 7만여 명의 사람들이나 전문가들이나 완전 미국인+북미 스포츠 중심으로 뽑았다는 감상이 듭니다. 종목 별 숫자로 추려봐도 나타나는 게
농구: 24명
야구: 17명
축구: 15명
미식축구: 12명
테니스: 6명
골프, 복싱: 4명
육상, 아이스하키: 3명
F1, 기계체조, 수영, 종합격투기: 2명
알파인 스키, 스노보드, 크리켓, NASCAR: 1명
이렇게 되네요. 농구, 야구 선수들이 축구 선수들보다 숫자가 더 많고 미식축구랑 비슷하네요. 필자도 종목 가리지 않고 위대한 운동선수들 뽑을 때 축구 만능론은 지양하는 편이지만 미국 중심적 세계관에서는 확실히 평가가 박합니다. 비교적 마이너 종목에서도 미국 선수들만 거의 선정되었고요. 럭비의 리치 맥코나 탁구의 마룽이나 배드민턴의 린단 같은 타 종목의 GOAT 선수들은 있지도 않습니다. 배구에서도 1명도 없는 걸 보니 확실히 미국 내 배구 인기가 없나 봅니다.
필자가 뽑으라면 NBA/WNBA, MLB, NFL 선수들 꽤 줄이고 싶네요. 그런 다음 축구에서 8명 정도, 골프와 F1과 크리켓에서 2명 ~ 3명을 추가로 선정하고 싶네요.
최상단의 선수들 중에는 2위인 세레나 윌리엄스부터 갸우뚱하고요. 동시대 압도적인 면에서 메시나 페나조를 제꼈다면 육상의 볼트와 골프의 우즈가 저 순위인 게 일관성이 없고, 역대 커리어에서도 세레나는 넘사벽 1위인 것도 아니고요. 당장 슈테피 그라프와 그렇게까지 큰 차이도 아니죠. 조코비치 - 페더러 or 나달 차이가 세레나 - 그라프 차이보다 더 크니까요.
그 외에 페더러가 조코비치보다 위에 있는 것도 물음표가 들고, 농구에서는 코비와 커리의 순위가 고평가, 야구에서는 이치로 순위가 고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을 거르더라도 오티즈가 지터나 슈어져나 벨트레 등을 제끼는 게 황당하고요. 92위에 페드로 마르티네즈라는 이름을 보고 반가웠는데 랜디 존슨이 말석에도 없는 게 아쉽고요.
순위가 어디까지 갈까 싶은 선수들은 18위 마홈스, 28위 요키치, 62위 오타니 등이 있네요. 마홈스는 GOAT 예약한 듯한 기세고, 요키치는 남은 커리어에서 우승 두어 번은 했으면 좋겠고, 오타니는 다음 시즌 투타겸업이 안 되더라도 타격에서 MLB를 10년 동안 평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ESPN 순위 홈페이지에 선수들 커리어가 적혀 있는 등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점은 마음에 듭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참고할 만한 순위는 되어 보이고, 종목 별로 업적을 남긴 선수들을 볼 수 있어서 나쁘지 않네요.
케냐의 마라톤 선수 켈빈 킵툼이 사망했습니다. 자국의 'Kaptagat'라는 케냐의 서부 마을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동승했던 그의 코치도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요.
너무 슬프고 믿기지 않습니다. 필자는 마라톤 팬이라 한동안 충격과 허망함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요. 현재 세계기록 보유자에, 24살이라 본격적으로 트로피를 쌓을 나이고, 앞으로 10년 이상 마라톤 판을 지배하는 건 물론, 인류 최초로 마라톤을 2시간 이내 주파할 것이 확실해보이는 이 선수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니요.
두 달 뒤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이 선수가 과연 서브2를 달성할지 기대가 컸고, 파리 올림픽에서 킵초게와의 세기의 대결만 기다렸습니다. 자국 선배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감동적인 황위 계승식을 시청할 줄 알았습니다. 마라톤을 넘어서 스포츠 역사에 남을 재능이 벌써 졌다는 게... 위의 두 가지 업적만 달성해도 24살에 GOAT는 확정이었습니다만, 이제는 IF로만 기억되겠네요. 신기록에 이어 킵초게가 가진 우승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줄 알았습니다.
오늘 온 신경을 슈퍼볼에 집중했고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비보를 접하고 난 뒤 지금은 속상하기 그지없는 상태라 제대로 못 보고 있습니다. 킵툼의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도 이제 어떡하나요. 사랑하는 이를 이렇게 떠나보냈으니...
킵툼의 인터뷰를 다시 보니 어렸을 때 가난함을 이겨내고 이제 모든 부와 영광을 차지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보고 싶었습니다.
만약 필자가 죽기 전 마라톤계에서 서브2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가 더욱 그리워질 것만 같습니다. 정녕 하늘은 인류에게 마라톤 1시간대 기록을 허락하지 않는 것일까요? 꿈을 현실로 구현시킬 마법 같은 선수가 더 이상 뛰지 못하다니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몇 번이나 탄식하고 있습니다. 역대급 페이스의 스포츠 선수가 이렇게 비극적으로 저무는 사례가 있기나 할까요. 당장 여자 테니스에서 모니카 셀레스가 피습당해서 GOAT가 억울하게 되지 못한 게 떠오르지만, 주관적으로 오늘 킵툼 만큼의 안타까움에는 미치지 못하네요.
2023년 런던 마라톤과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운 킵툼의 대기록과 완주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새해 1월이 되었으니 이번에도 주요 종목의 스포츠 대회 일정을 포스팅하겠습니다. 방식은 작년으로 갈음합니다.
1월
1월 10일 ~ 1월 28일: 핸드볼 - 남자핸드볼 유럽선수권(독일)
1월 12일 ~ 2월 10일: 축구 - 아시안컵(카타르)
1월 13일 ~ 2월 11일: 축구 -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코트디부아르)
1월 13일 ~: 미식축구 - 2024 NFL 플레이오프 시작
1월 14일 ~ 1월 28일: 테니스 - 호주 오픈(호주)
2월
2월 2일 ~ 2월 18일: 수영 - 세계선수권 대회(카타르)
2월 11일: 미식축구 - 슈퍼볼 58(미국)
2월 16일 ~ 2월 25일: 탁구 - 세계선수권 단체전 대회(대한민국)
2월 29일: F1 - 2024시즌 시작(바레인)
3월
3월 7일 ~ 3월 17일: 탁구 - 그랜드 스매시(싱가포르)
3월 8일 ~ 3월 23일: 종합 스포츠 - 아프리칸 게임(가나)
3월 15일 ~ 3월 17일: 쇼트트랙 - 세계선수권 대회(네덜란드)
3월 16일 ~ 3월 24일: 컬링 - 여자 세계선수권 대회(캐나다)
3월 20일 ~ 3월 26일: 피겨 스케이팅 - 세계선수권 대회(캐나다)
3월 28일: 야구 - 메이저리그 2024시즌 시작
3월 30일 ~ 4월 7일: 컬링 - 남자 세계선수권 대회(스위스)
4월
4월 8일 ~ 4월 14일: 골프 - 마스터즈 토너먼트(미국)
4월 21일 ~: 농구 - 2023 NBA 플레이오프 시작(1라운드 기준, 미국)
5월
5월 4일 ~ 5월 26일: 사이클 - 지로 디 이탈리아(이탈리아)
5월 10일 ~ 5월 26일: 아이스하키 - 세계선수권 대회(체코)
5월 13일 ~ 5월 19일: 골프 - PGA 챔피언십(미국)
5월 27일 ~ 6월 9일: 테니스 - 프랑스 오픈(=롤랑 가로스, 프랑스)
6월
6월 1일: 축구 -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영국)
6월 14일 ~ 7월 14일: 축구 - UEFA 유로 대회(독일)
6월 15일 ~ 6월 25일: 축구 - OFC 네이션스컵(바누아투)
6월 16일 ~ 6월 19일: 골프 - US오픈(미국)
6월 20일 ~ 7월 14일: 축구 - 코파 아메리카(미국)
6월 29일 ~ 7월 21일: 사이클 -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7월
7월 1일 ~ 7월 14일: 테니스 - 윔블던(영국)
7월 18일 ~ 7월 21일: 골프 - 오픈 챔피언십(영국)
7월 26일 ~ 8월 11일: 종합 스포츠 - 올림픽(파리)
8월
8월 17일 ~ 9월 8일: 사이클 - 부엘타 아 에스파냐(스페인)
8월 26일 ~ 9월 8일: 테니스 - US 오픈(미국)
8월 28일 ~ 9월 7일: 종합 스포츠 - 패럴림픽(파리)
9월
9월 5일 ~ : 미식축구 - 2024-2025 NFL 시즌 시작
10월
10월 10일? 11일?: 아이스하키 - 2024-2025 NHL 시즌 시작
10월 하반기?: 농구 - 2024-2025 NBA 시즌 시작
11월
11월 10일 ~ 11월 17일: 테니스 - ATP 파이널스(이탈리아)
11월 28일 ~ 12월 15일: 핸드볼 - 여자핸드볼 유럽선수권(오스트리아, 헝가리, 스위스 공동)
12월
12월 10일 ~ 12월 15일: 배드민턴 - 월드 투어 파이널(중국)
올해 파리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작년에 비해 세계선수권 대회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내용이 허전하네요. 매년 열리는 몇몇 동계 스포츠 종목만 표시했고, 그나마 수영만 코로나 바이러스 및 내부 사정 문제로 최근 3년 연속으로 개최되네요. 수영 세계선수권은 2025년부터 다시 홀수해에만 열릴 것입니다. 아시안게임
2024년은 축구의 각 대륙별 대회가 모두 개최되는 해가 되었습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아시안컵은 명칭은 2023년 대회지만 날씨 문제로 연기되어서 올해 개최되고, 코파 아메리카는 원래 남미 10개 팀들만 참가하는 대회지만 이번에는 북미 팀들도 함께 경쟁하는 대회로 개최됩니다. 이 때부터 유로랑 같은 해에 열리고 확실히 4년 주기로 열린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유로와 OFC 네이션스 컵은 원래 이 때 개최되고요.
10월에 NBA 시즌과 NHL 시즌이 개막할텐데 언제 열리는지는 오피셜이 뜨지 않았습니다. NFL은 9월 5일에 새 시즌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그 외에 핸드볼은 세계선수권이 아니라 유럽선수권이지만, 워낙 유럽 중심의 종목이라 넣었습니다.
2월에 부산에서 단체전 한정의 탁구 세계선수권이 개최됩니다. 원래 2020년에 개최되었어야 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계속 연기되어서 이번에 진행됩니다. 단식과 복식 없이 단체전만 열리는 대회지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열리는 탁구 세계선수권인지라, 가까웠으면 티켓을 구입해서 직관했을텐데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