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몇몇 아시아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한국과 일본 투수들 한정이고, 그나마 한국은 류현진 선수 한 명 뿐이지만, 내일 모레 개막전이라 심심해서 글을 쓰고 싶어졌네요.
재작년 사이영 상 수상자와 포디움 선수들이 작년에는 크게 부진했습니다. 우선 비버는 한참 힘을 못 썼고, 바우어는 부상... 역시 스포츠에서 표본이 많이 쌓여야 그 답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류현진과 다르빗슈 모두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고, 사이영 2위 마에다 역시 4점 중반대, 기쿠치는 최악이었던 2019시즌 ~ 2020시즌에 비해 환골탈태 해서 올스타까지 올라갔으나 후반기에 무너졌습니다. 한 마디로 오타니 한 명을 제외하면 주요 아시아 선수들이 힘을 못 썼죠.
개인적으로 해외 스포츠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한국 선수는 물론 일본 선수도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강합니다. 물론 최근에 일본이 원자폭탄 피해를 받았다는 식으로 언급하는 요시다처럼 개념 없는 경우는 제외하고요. 일본 이외에도 중국 탁구와 롤판(LPL)도 흥미롭게 보는 것도 있습니다.
아무튼 다르빗슈, 마에다, 기쿠치, 류현진 네 선수의 최근 성적을 짚어보겠습니다.
1. 다르빗슈 유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986년 8월생
2019시즌: ERA+ 111 & Bwar 3.5 & Fwar 2.6
2020시즌: ERA+ 224 & Bwar 2.8 & Fwar 3.0
2021시즌: ERA+ 92 & Bwar 1.4 & Fwar 2.9
고관절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한 다르빗슈는 아쉬운 성적을 냈습니다. 시카고 첫 시즌(휴스턴 사인훔치기 피해 후유증)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성적이죠. 단축시즌에 커리어 2번쨰 사이영 상 2위를 기록한 걸 보면 낯설기만 합니다. 그래도 Fwar 수치는 좋은 편이고, 이번 시즌에는 작년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2. 마에다 켄타 - 미네소타 트윈스, 1988년 4월생
2019시즌: ERA+ 102 & Bwar 1.1 & Fwar 2.7
2020시즌: ERA+ 160 & Bwar 1.6 & Fwar 2.1
2021시즌: ERA+ 91 & Bwar 0.4 & Fwar 1.7
염가계약으로 유명한 마에다는 재작년 돌풍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이영 상 2위를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는 전반기부터 좋지 못했고 결국 9월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습니다. 마에다도 메이저리그 6시즌 중 작년이 방어율이든, War이든 가장 낮았습니다. 이번 시즌도 6월에 복귀할 전망인데, 좋은 선발투수의 면모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3. 기쿠치 유세이 - 토론토 블루제이스, 1991년 6월생
2019시즌: ERA+ 80 & Bwar 0.5 & Fwar 0.2
2020시즌: ERA+ 83 & Bwar 0.1 & Fwar 1.1
2021시즌: ERA+ 94 & Bwar 1.7 & Fwar 1.1
3시즌 총 43M의 연봉을 받았는데, 전혀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작년에는 달라진 모습으로 올스타에도 출전했고, 7월까지는 방어율 4.0대의 성적을 냈습니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8월 ~ 9월에는 5점대 중반으로 데뷔 시즌 때 모스으로 회귀했죠. 그나마 많지 않은 나이 + 빠른 공을 던질 수있는 능력으로 3년 36M의 계약으로 새 팀을 구했습니다. 과연?
4. 류현진 - 토론토 블루제이스, 1987년 3월생
2019시즌: ERA+ 179 & Bwar 4.8 & Fwar 4.9
2020시즌: ERA+ 164 & Bwar 2.9 & Fwar 1.9
2021시즌: ERA+ 100 & Bwar 1.8 & Fwar 2.5
마지막으로 코리안 몬스터입니다. 두 시즌 백투백 사이영 포디움에 들었지만, 작년에는 노쇠화가 온 것인가 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간신히 조정방어율 100은 수성했지만, 연봉에 비하면 한참 아쉬운 활약이었고 MLB 개인 커리어에서 최초로 4점대 방어율이라는 성적은 변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나이를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데, 그래도 이번 시즌은 ERA + 115 ~ 120에 Bwar 3 정도 찍어서 반등하기를 바랍니다.
NHL 2021-2022 시즌부터 신생 구단이 하나 더 생겨서 32개팀 체제로 시즌을 시작합니다. NHL의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는 10월에 시작해서 다음 해 7월에 종료됩니다. 2017-2018시즌부터 4시즌동안 31개 팀, 팀 숫자가 홀수인 리그 체제라 어색했고 일정 짜는 데도 불편했는데 다시 짝수로 맞춰져서 좋네요. 현재 미국 4대 스포츠 팀 가운데 NFL과 NHL은 32개 팀, MLB와 NBA는 30개 팀으로 구성됩니다. MLB와 NBA 측에서도 팀 창단이 이루어지면 32개 팀 체제로 갈 수 있다는 말도 자주 나오죠.
NHL의 신생팀을 기념해서 미국 50개 주 4대 스포츠 팀들 목록을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수도 워싱턴 D.C.도 마지막에 정리했습니다. 4대 스포츠랑 수익이나 시청률 면에서 차이가 꽤 나고 나스카랑 별 차이도 없는... MLS 쪽도 넣을까 생각하다가 소괄호 표시로 대신했습니다. 물론 미국 내 인기 순서는 넘사벽 NFL에 MLB와 NBA가 2위 다툼, NHL이 4위라 그 사이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50개 주의 리스트는 ABC 순서대로 나열했습니다.
1. 알라배마(Alabama): 0팀
2. 알래스카(Alaska): 0팀
3. 애리조나(Arizona): 4팀
- 애리조나 카디널스(NFL),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MLB), 피닉스 선즈 (NBA), 애리조나 카이오티스 (NHL)
4. 아칸소(Arkansas): 0팀
5. 캘리포니아(California): 15팀(+3팀)
-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LA 램스, LA 차저스(NFL)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MLB)
LA 레이커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LA 클리퍼스, 새크라멘토 킹스(NBA)
- LA 킹스, 에너하임 덕스, 산호세 샤크스 (NHL)
(+ LA 갤럭시, 로스엔젤레스 FC, 산호세 어스퀘이크스)(MLS)
6. 콜로라도(Colorado): 4팀(+1팀)
- 덴버 브롱코스(NFL), 콜로라도 로키스(MLB), 덴버 너키츠(NBA), 콜로라도 애벌렌치 (NHL), (+콜로라도 래피즈)(MLS)
- 워싱턴 풋볼팀(NFL), 워싱턴 내셔널스(MLB), 워싱턴 위저즈(NBA), 워싱턴 캐피털스(NHL), (+DC 유나이티드)(MLS)
미국 50개 주 +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총 139팀 중 NFL이 32팀, MLB가 29팀, NBA가 29팀, NHL이 25팀, MLS가 24팀 있습니다. MLB와 NBA는 총 30팀이 있는데 캐나다 쪽에 한 팀 씩 있죠.(토론토 블루제이스, 토론토 랩터스) 또 NHL은 아이스하키 리그라 캐나다에 7팀이 있습니다. MLS의 경우에는 캐나다에 3팀이 있고요.
역시 캘리포니아가 인구 1위, 면적 3위의 주라 가장 많은 스포츠 팀이 있고, 슈퍼빅마켓 뉴욕은 면적이 넓지 않지만 인구가 워낙 많아서 팀이 12개나 있고, 그 다음이 텍사스와 플로리다네요. 5개 스포츠 팀이 한 팀도 없는 주가 총 23주입니다. 여기에는 대신 대학 스포츠 팀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죠.
필자도 찾아보면서 의외인 점이 2가지 있는데,
1. 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연고지가 캔자스가 아니라 미주리에 있는가?
-> 캔자스시티가 미주리 주와 캔자스 주 경계에 광역으로 위치한 도시인데 두 팀이 미주리 주 쪽에 있어서 연고지가 미주리로 되어 있습니다.
2. 뉴욕 자이언츠/제츠와 뉴욕 레드불스는 경기장이 분명 뉴저지에 있는데 왜 뉴욕이라는 이름을 쓰고 뉴욕이 공식 연고지로 되어 있는가?
-> 저 3팀은 경기장만 뉴저지에 있을 뿐 공식적인 연고지를 뉴욕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뉴욕 자이언츠가 슈퍼볼 21에서 우승했을 때 우승 카퍼레이드를 뉴욕에서 진행하려고 했는데 당시 뉴욕 시장이 자이언츠는 뉴저지 팀이라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슈퍼볼 37, 슈퍼볼 41에서 우승했을 때는 뉴욕에서도 환영하면서 카퍼레이드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홈구장이 어쨌든 뉴저지에 있어서 카퍼레이드는 뉴저지에서도 진행했고요. 또 워싱턴 풋볼팀도 가까운 메릴랜드 주에 홈구장을 두고 있지만 공식적인 연고지는 워싱턴 D.C로 인식하죠. 아마 경기장 땅값 때문에 홈구장과 연고지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현재 도쿄 패럴림픽이 열리는 걸 보며 도쿄 올림픽 때 MVP나 베스트팀을 받은 선수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올림픽 팀스포츠 종목 중 일부의 경우 메달 수상 이외에도 MVP나 각 포지션 별 최고의 선수들을 뽑는 경우(축구로 치면 베스트 11이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런던 올림픽 여자 배구에서는 김연경 선수가 팀은 4위에 그쳤으나 개인으로서 MVP와 베스트팀에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 남자 농구 종목도 역시나 미국이 차지하면서 MVP는 우승팀의 1옵션인 듀란트가 차지했습니다. NBA 현역 커리어 기준으로도 르브론 다음 가는 선수고, 런던 - 리우 - 도쿄 3차례 올림픽에서 모두 에이스의 역할을 수행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미국 농구 국가대표 역사에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마이클 조던도 금메달 2개였고, 1992년 올림픽에는 바클리가 에이스였죠.
이외에는 평균 득점 1위의 루비오, 동메달 결정전에서 42득점을 기록한 패티 밀스, 대회에서 거의 트리플 더블의 스탯을 쌓은(23.8 - 9.5 - 9.7) 루카 돈치치, 준우승 프랑스 팀의 핵심인 고베어가 베스트 팀에 들었습니다. 한 팀 당 최대 1명씩 뽑은 게 인상적이네요. 당연하지만 5명 전원 NBA 리거입니다.
2. 여자 농구
MVP: 브리아나 스튜어트
베스트5: (위 사진 속 우측부터) 루이 마치다 - 엠마 미스만 - 브리아나 스튜어트 - 에이자 윌슨 - 산드린 그루다
여자 농구랑 WNBA는 잘 모르지만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금은동은 각각 미국, 일본, 프랑스가 차지했고, 우리나라는 남자 농구와 다르게 본선에 올라갔지만 12개팀 가운데 10위를 차지했습니다. 기록을 보니 우리나라의 센터 박지수 선수가 평균 리바운드 2위, 블락 1위를 차지한 게 인상적이네요.
MVP를 차지한 스튜어트에 대해 찾아보니 2018시즌 WNBA 시즌 MVP, 2018시즌과 2020시즌 파이널 MVP를 차지할 정도로 여자 농구에서 손꼽을만한 선수였습니다. 이번 대회 득점왕을 차지한 벨기에의 미스만도 2019시즌 우승과 파이널 MVP 보유자이며, 스튜어트와 함께 미국에서 유이하게 베스트팀에 들어간 윌슨도 지난 정규시즌 MVP입니다. 산드린 그루다도 WNBA 챔피언 경력이 있고, 어시스트왕을 차지한 루이 마치다도 일본 여자농구리그 선수네요.
당연하지만 WNBA 같은 경우에는 NBA의 연봉과 천지차이입니다. 따라서 여자 농구 선수들이 비시즌에 쉬지 않고 유럽이나 아시아 리그에 가서 뛰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우리나라 WKBL의 경우 지금은 용병이 없지만 2000년대에 몇 차례 뛴 타미카 캐칭 같은 인물이 대표적입니다. 캐칭은 WNBA에서 정규시즌 MVP + 7회 퍼스트팀 + 5회 수비왕 + 플레이오프 통산 득점/리바운드/스틸 1위 라는 초역대급 선수인데도 외국 리그를 돌아다녔죠.
3. 야구
MVP: 야마다 테츠토(일본)
베스트 우완 / 좌완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일본) / 앤서니 고즈(미국)
최고의 수비수: 닉 알렌(미국)
베스트 포수: 카이 타쿠야(일본)
베스트 1루수: 트리스턴 카사스(미국)
베스트 2루수: 에디 알바레즈(미국)
베스트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일본)
베스트 3루수: 에릭 메히야(도미니카)
베스트 좌익수: 김현수(대한민국)
베스트 중견수: 박해민(대한민국)
베스트 우익수: 미치 글래저(이스라엘)
베스트 지명타자: 타일러 오스틴(미국)
의외로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야구 베스트팀을 선정했네요. WBC 대회에는 초대 대회(2006년)부터 MVP와 베스트팀을 뽑은데 비해 정작 12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는 뽑지 않았죠. 이번 올림픽에는 선정해서 의외입니다. 야구라는 종목은 다음 파리 올림픽에는 없겠지만 다다음 LA 올림픽에는 다시 추가될 것 같습니다.
MVP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NPB를 지배했으며 이번 대회 팀 내 OPS 1위 + 3도루를 기록한 야마다가 차지했고, 일본 선수들 중 카이 타쿠야는 NPB 왕조 후쿠오카의 주전 포수 타쿠야, 지지난 센트럴리그 MVP 사카모토는 유격수 포지션인데도 야마다 다음의 OPS를 기록했고, 퍼시픽리그 방어율 1위 경험자 요시노부가 베스트 팀에 올랐습니다.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김현수 선수가 4할 타율과 8할의 장타율을 기록했고, 박해민 선수도 출루율과 장타율이 모두 5할을 넘는 성적으로 베스트팀에 포함되었습니다. 다른 기록 중에는 지명타자 베스트에 오른 타일러의 OPS 12할도 인상적이었고요.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이번 야구에서 4위에 머무르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죠. 몇몇 선수들의 방역 수칙 위반 등 올림픽 이전부터 각종 잡음이 잇따랐는데 악재에 악재가 겹친 셈입니다. 우리나라 야구계에 대한 여론이 최악으로 추락한 건 말할 것도 없고요.
대회가 열리기 전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이 전력 상으로 3위 ~ 4위일 것이라 예측했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에 누가누가 못했느냐는 절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선수 선발에서의 과정이 문제였다는 점(강재민 미발탁) 등에서 지도자 측은 비판 받을만 하다고 보고요.
한국 야구계가 각종 사건에서의 솜방망이 처벌처럼 팬들을 등돌리게 만드는 행위에 대해 돌아보기를 바랍니다. 팬들이 없이는 그 어떤 스포츠도 존속할 수 없고, '이번 사건도 그냥 넘어가겠지'라는 마인드가 계속된다면 다시 암흑기로 돌아가는 건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스포츠 인기를 얼어붙게 만든 코로나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밖에 베스트팀을 선정한 종목이 핸드볼, 배구가 있는데 가까운 시일에 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단일 시즌 Bwar 최고는 이와쿠마, Fwar은 노모, 방어율은 류현진이군요(마무리 투수들은 제외).
- 올해 시즌이 초단축시즌만 아니었더라면 다르빗슈는 올해가 커리어 하이였을 것 같고, 류현진도 어찌될지 몰랐을 것 같아서 아쉽네요.
- 결국 아시아 역대 투수 1위는 다르빗슈가 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1위라고 봅니다. 사이영 상 2위를 두 번이나 했고, 방어율이나 FIP 같은 비율 스탯도 훌륭해서 메이저리그 황혼기에 깎아먹지 않는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노모의 Fwar 기록도 다음 시즌이면 깨질 거라고 예상하고요. 반면 노모는 마지막 두 시즌에 너무 큰 마이너스 기록을 남겼으니...
- 당장 한 시즌 한 시즌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게 야구라서 류현진은 어디까지 갈지 예상하기 힘드네요. 다나카는 NPB에 복귀했으니 힘들 것 같고요.
스포츠에서 선수의 레벨을 평가하는 기준은 각자 다릅니다. 무조건 우승 트로피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누적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있고, 전성기 임팩트가 넘버원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는 발롱도르나 MVP, 농구의 퍼스트팀이나 야구의 실버슬러거 같은 수상경력으로 줄 세우는 사람도 있고, 플레이오프나 4강 이상의 토너먼트에서 빛나는 활약을 한 선수가 짱이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포츠의 팬이라면 일반적으로 각자 좋아하는 선수를 최고로 꼽습니다. 다만 A선수의 팬이라고 해서 B선수, C선수 보다 위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무엇에서 앞서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어떤 대회에서 우승을 더 많이 차지했다, 전성기가 더 뛰어나다는 납득이 가능한 이유를 말해야겠죠. 거의 모든 부분에서 밀리는데 위라고 말하는 건 소위 말하는 '답정너', '팬심'일 뿐이죠.
그렇다고 앞서는 한 가지 부분만 내세워서는 또 곤란합니다. 역대급 선수라도 사람인 이상 약점이 있을 수 있고, 다른 선수에 비해 뒤쳐지는 작은 부분은 있기 마련이죠. NBA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카와이 레너드에 비해 수비를 못해도 현실은 역대 레벨에서 르브론이 넘사벽으로 뛰어난 선수고, 스타1에서 강민이 김택용에게 없는 스타리그 타이틀, 박성준에게 없는 MSL 타이틀이 있어도 현실은 역대 평가에서 김택용>박성준>>강민이죠. 리오넬 메시는 활동량이 부족해도 셀 수 없을 만큼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축구의 신이라고 불립니다.
2. 서로 커리어에 약점이 있으면, 논쟁은 진흙탕 싸움이 됩니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선수들끼리 서로 하자가 있으면 논쟁은 네버엔딩 스토리의 길을 걷습니다. 위 사진에서마린 vs 스멥 vs 큐베가 진짜 대표적이죠. 더샤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역대 최고 탑솔러들 후보군이었는데, 각자 장점과 단점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죠.
마린: 한 시즌(15시즌) 최고 선수로서 강력한 임팩트. 롤드컵 우승과 롤드컵 MVP
But 그 이외의 시즌은 그저그랬던 선수, SKS 시절에는 그많싫...
스멥: 15시즌부터 18시즌까지 꾸준했던 선수. 두 차례의 리그 MVP와 리그 우승
But 가장 중요한 롤드컵 우승 타이틀이 없으며, 준우승이 끝
큐베: 16롤드컵 준우승-17롤드컵 우승, 역대 주전 탑솔러들 중 롤드컵 최고 커리어
But 리그 우승은 커녕 준우승도 없으며 리그에서의 퍼포먼스도 아쉬움.
그 밖에 임팩트나 루퍼도 훌륭한 선수들이지만 팀에서 가장 비중이 낮다고(5옵션 취급) 저평가되었습니다. 다른 포지션의 벵기, 페이커, 뱅에 비해 탑솔러 역대 최고 논쟁은 몇 년 동안 치열했었죠. 그러나 더샤이가 19시즌을 끝으로 롤드컵 우승과 리그 우승을 달성하고, 팀 내 비중도 1위~2위를 다투었고, 꾸준함도 LPL 퍼스트팀 5회로 최고 수준이니 거의 이견의 여지 없이 더샤이가 역체탑으로 자리잡았죠. 이번 시즌 너구리가 다시 세체탑이 되지 않는 이상 일단 더샤이의 자리는 올해까지는 건재할 것입니다. 이건 더샤이가 가장 커리어에 흠집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마디로 가장 훌륭한 선수는 커리어의 명분에서 가장 앞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고 싶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이 선수가 통산 커리어에서 얼마나 많은 실적을 쌓았는가?"와 "동시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확연히 앞서는 실적이 얼마나 높고 얼마나 유지했는가?" 이 두 가지를 기본으로 봅니다. 그 밖에최전성기 시즌들(예시: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1999~2000시즌)이 어느정도인가를 그에 준하게 보는 편이고, 전성기 임팩트가 앞서면 약간의 누적 차이야 충분히 상쇄된다고 봅니다. 중요한 토너먼트나 리그에서 찬사받을 만한 활약이 있는가(예시: 축구에서 카카의 06-07 챔피언스리그 등), 그 밖에 각 종목의 MVP 같은 개인의 수상 실적도 보는 편입니다. 그 다음에서야 팀 소속으로 받은 우승 트로피를 보고, 경력 대비 지배력(승률 등)도 같이 다양하게 감안하고요.
다만 종목에 따라 팀의 우승의 가치에 차등을 둡니다. 팀원 숫자의 차이가 있으니 농구에서 1인의 영향력 >>> 축구에서 1인의 영향력 >>> 야구에서 1인의 영향력으로 보거든요. 특히 축구에서 호날두나 메시 같은 한 명의 영향을 언론이 너무 높게 보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더 이상 무관인 손흥민이 박지성보다 낮다고 보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진 건 좋네요.
다시 돌아가서, 다만 여기에서커리어의 연속성과 집중도도 중요하게 봅니다. 우승을 띄엄 띄엄하는 것보다 3연속, 4연속 우승을 훨씬 높이 평가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예시를 들자면 스타1에서 김택용과 박성준이 같은 3회 우승자라도 3연속 결승에 연속 우승도 경험한 김택용을 더 높이 평가한다고 말씀하고 싶습니다. 위 사진에서 최연성, 이윤열, 이제동, 이영호 전부 3연속~4연속 우승을 경험해서 당대 최강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임요환은 양대리그가 갖춰지기 전부터 전성기였던 게이머라 논외)
집중도를 설명하자면 한 시즌의 리그-챔피언스리그, 혹은 정규시즌-플레이오프, 롤에서 리그-롤드컵 양쪽 모두 잘하는 선수를 선호합니다. 그래서 리그 퍼포먼스가 아쉬운 큐베는 높이 평가하지 않는 편이고, 미국 스포츠나 해외 축구에서 각각 정규시즌이나 리그를 버리고 플레이오프나 챔피언스리그만 선택과 집중해서 몰빵하는 선수라면 저는 저평가하는 편입니다.
다만 앞에서 말한 스타1, 테니스, 바둑, 기타 등등 개인 스포츠에서도 꼭 우승으로만 줄 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팀 스포츠에서 우승으로만 줄 세우는 것보다야 몇 배는 낫다고 봅니다만 우승은 전부가 아니니까요. 박정석과 강민이 당시에 더더욱 암울한 토스로 싸운 것, 홍진호가 커리어 내내 불리한 맵에서 5번의 결승을 치렀던 것, 김연아가 최악의 판정을 받아야 했던 건 선수 잘못이 아니니까요.
여담이지만 개인 종목인 골프에서 타이거 우즈가 잭 니클라우스보다 PGA 메이저 우승 횟수 3회가 적어도(전자는 15회, 후자는 18회) 골프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불리는 건, 우즈가 전성기에 넘사벽으로 압도적인 선수였던 게 가장 컸습니다. 당대 지배력이 우승 커리어의 차이를 무시할 수 있었던 것이죠.
4. 특이한 경우가 없진 않겠지만, 선수 평가에 일관성이 있었으면...
스포츠든 어떤 분야든 기준에 일관성이 있으면 존중합니다. 필자야 팀 스포츠에서 우승의 가치를 낮게 보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팀 우승이 절대적이다고 보는 사람들의 주장을 무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게 월드컵과 유로를 모두 들어올린 베켄바워를 국대 무관인 크루이프보다 높이 평가하고, 5회 우승의 팀 던컨을 4회 우승의 르브론 제임스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도 잘못된 건 아니죠. 다만 뜬금없이 6회 우승의 마이클 조던이 11회 우승의 빌 러셀보다 나은 선수다, 라고 하는 건 일관성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팀 우승이 무조건적인 가치는 아니다라고 일보 후퇴하거나, 그 예외 사항에 대해 제대로 된 이유를 제시해야겠죠.
아무튼 인물을 절대 한 가지 잣대로만 갖다댈 수는 없으며, 평가할 때 다양하고 넓게 봐야할 것입니다. 누적을 중요하게 여기는 야구에서도 커쇼가 2011~2015시즌을 연속으로 지배하니 War에서 10 이상 앞서는 무시나나 실링보다 아래라고 평가받지는 않습니다. 월터 존슨이 사이 영보다 누적이 부족해도 당대 지배력이 높으니 역대 최고 투수로 불리게 된 것과 비슷하겠죠.
5. 그 밖의 선수 환경에서 예외 사항들과 결론
저 같은 경우에는 선수 잘못이 아닌데 커리어에 손해를 본 경우라면 대체적으로 감안하는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축구에서 월등히 불리한 국적의 선수라면 국대 평가에서 아예 논외로 보고, 다른 선수와의 비교에서도 국대 커리어는 넣지 않는 편입니다. 당장 우크라이나의 셰브첸코가 떠오르네요. 그 밖에 수아레즈가 당시 약팀이었던 리버풀에서 뛰어서 챔피언스리그에 많이 못 나간 건 어느정도 '익스큐즈'라는 편입니다. 다만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했다면 그 대신 리그에서 더욱 빛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다른 예시로 고대 레전드인 디스테파노도 억울하게 국적 문제 등으로 국대 참가를 거의 못했는데 이 부분도 감안을 합니다.
야구나 농구에서도 단축시즌이 있다면 그 선수가 억울하게 손해봤다고 생각해서 보정하는 편이고요. 최근에도 코로나 사태 때문에 단축시즌이 벌어졌죠. 또 스타1 얘기를 하자면 스타1 판이 2011년에 단축되고 2012년에 대회 하나 열고 끝나서 그 시기 선수들을 세간의 인식보다 후하게 평가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수의 수상실적도 그대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축구에서 호날두가 2011~2012시즌에 발롱도르 2위를 했는데 나중에 발롱도르를 받았던 시즌보다 못해서 받은 게 아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경쟁자들 수준 차이였을 뿐이죠. 또한 미디어들 평가도 과연 맞는지를 봐야할 것입니다. 매년 나오는 피파 월드 베스트11도 문제가 심각하고, 발롱도르나 MVP도 논란이 벌어진 해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요. 특히 논란이 심한 2001 발롱도르에서 오웬이 라울을 제끼고 받은 건 아무리 봐도 라울이 받았어야 한다고 평가합니다.
아무튼 저는 다각도로 평가하는 편이고, 선수로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명분 싸움에서 앞서나가서 인정하지 않는 반대쪽 사람들의 주장을 다물게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양현종 선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하네요. 텍사스 레인저스의 스프링캠프에 스플릿 계약으로 초청받았습니다. 레인저스의 메이저리그 40인 팀 로스터에 포함되지는 않아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보장받는 것은 아닙니다. 레인저스의 스프링캠프에는 확정된 40인 로스터와 초청선수 31인이 참가하는데, 시범경기에서 양현종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가 본격적으로 개막할 때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고요. 만약 메이저리그로 승격되면 13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양현종 선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메이저리그가 개막할 때 로스터에 포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130만 달러 계약은 메이저리그에 풀타임을 소화할 때 받아서 한국에 있을 때보다 조건이 더욱 험난하네요. 코로나 위험도 커서 더욱 어려운 길이지만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이번 시즌 NPB 닛폰햄의 투수였고 이미 레인저스에 입단한 아리하라 코헤이는 메이저리그 명단에 확정되었는데 레인저스 선발진에서 얼마나 잘할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성공하는 아시아 투수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편입니다. 아무튼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KBO 선수들이 계속 나와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만 다나카 마사히로가 NPB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복귀했네요. 2013시즌 라쿠텐을 우승으로 이끌고 8시즌 만의 귀환입니다. 계약 규모에 비하면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고 양키스와 계약한 7년의 기간을 다 채우고 귀환하네요. 다나카는 내년에 다시 메이저리그 도전을 시도한다고 밝혔는데 힘들어 보이지만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지난 ASL 이후 오랜만에 쓰는 아프리카tv 스타판 이야기입니다. 아프리카tv 스타1 팀리그 시즌2가 플레이오프만 남았네요. 현재 아프리카tv에서 활동 중인 스타1 전 프로들이 5명씩 뭉쳐서 6개의 팀을 만들어 팀 대결을 벌이는 대회입니다. 6개 팀 중 상위 4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3위와 4위 팀부터 시작하는 계단식 플레이오프를 벌이면서 우승 팀을 가립니다. 리그에서 1위를 한 팀은 결승에 진출하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최근에 아프리카tv 스타판에 흥미가 많이 떨어지고 리그 결과를 지금 확인했습니다. 이영호가 에이스인 팀은 1위가 되고 김명운이 에이스인 팀은 2위로 끝났네요. 3위 팀에서는 김택용과 임홍규가, 4위 팀에서는 김윤중의 성적이 가장 좋네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개 팀의 게이머 중 가장 성적이 좋은 3명은 이렇게 됩니다.
1위 팀: 이영호 5승 1패 / 김성대 4승 1패 / 김민철 3승 2패
2위 팀: 김명운 6승 1패 / 한두열 3승 2패 / 유영진 2승 3패
3위 팀: 임홍규 4승 1패 / 김택용 4승 3패 / 유진우 1승 1패
4위 팀: 김윤중 3승 1패 / 도재욱 2승 3패 / 장윤철 2승 3패
정규 풀리그는 5전 3선승제로 치렀는데 포스트시즌은 7전 4선승제로 치르네요. 한 팀에서 3명이 2경기씩 치를 수 있는 포스트시즌이라 팀 내 1옵션, 2옵션, 3옵션 게이머들의 역할이 막중합니다. 포스트시즌 일정은 준플레이오프가 02월 18일 목요일 오후 7시, 플레이오프가 2월 21일 일요일 오후 7시, 결승전이 2월 28일 일요일 오후 7시로 끝나게 됩니다. 우승한 팀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집니다.
마지막으로 해외축구 이야기를 하고 마치겠습니다. 네이마르가 또 다시 4주 부상을 입어서 이번 챔피언스리그 16강 출전이 힘들어졌습니다. 우선 1차전은 결장이 확정되었고, 2차전까지 결장할 가능성이 거의 유력합니다. 무슨 상위 팀들 간의 리그 경기도 아니고 고작 컵대회(쿠프 드 프랑스) 64강에 핵심 선수를 출전시켜서 부상을 입게 만든 포체티노가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네이마르 팬은 아니지만 참 씁쓸하네요. 작년 12월에 발목에 들어오는 태클 때문에 큰 부상을 입었는데 또 부상이라니 안타깝습니다. 네이마르 본인 책임도 없는 건 아닙니다만 들어오는 태클 수위 보면 리그 앙은 진짜 너무한 리그네요. 네이마르는 인스타에서 슬픔을 표시했고 상대 팀 감독의 조롱에 네이마르 아버지는 분노했네요,
개인 취향입니다만 호날두랑 메시가 전성기에서 많이 내려오고 축구계에 존재하는 얼마 안 되는 테그니션 선수인데 이렇게 부상을 당하니 축구에 대한 흥미가 떨어집니다. 네이마르 같은 선수가 없는 해외축구 경기를 보면 기계들끼리 경기하는 느낌이라 답답합니다. 네이마르도 적지 않는 나이인데 위상을 올리려면 하루빨리 챔피언스리그나 국가대표에서 업적을 쌓아야 하는데 커리어가 어떻게 풀릴지 모르겠네요.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해도 중요한 순간에 경기를 못 뛰면 후대 위상에서 크게 평가 절하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겠습니다. 제정신이 아니네요. 알렉스 코라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코치시절 사인 훔치기를 설계했고,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이 되어서도 주도적으로 사인 훔치기를 계속했죠. 사태가 불거졌던 앤드류 힌치(당시 휴스턴 감독) 카를로스 벨트란(당시 휴스턴 선수), 제프 르나우(당시 휴스턴 단장)처럼 메이저리그 사인 훔치기 스캔들의 최대 가담자였던 사람을 또 감독으로 부르다니요.
보스턴 레드삭스에게도 정 떨어집니다. 저런 사람에게 2년+2년 계약이라니요? 아니 감독할 사람이 그렇게 없습니까? 휴스턴도 힌치를 다시 감독으로 데려오지는 않았습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앤드류 힌치를 감독으로 부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있었네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만 힌치야 화를 내면서 사인 훔치기를 말렸다는 이야기라도 있지(그러나 휴스턴 선수들은 감독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도대체 사태의 최대 악질 주범을 감독으로 세우다니 야구 팬으로서 한숨만 나오고 답답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사인 훔치기를 고발했던 마이크 파이어스가 얼마나 위대한 스포츠인인지 느끼게 됩니다. 물론 당시 휴스턴 투수로서 사인 훔치기를 시작하자마자 고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위협받거나 협박당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진실을 알렸으니까요. 또 훔치기 짓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건 타자들과는 달리 투수 포지션인 선수였죠. 고발 이유가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상대팀 투수가 사인 훔치기로 말미암아 휴스턴 타자들에게 홈런 맞았던 적이 있었는데, 휴스턴 타자는 환호하고 그 투수는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광경을 참지 못해 고발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양심적인 스포츠인이자 내부 고발자가 되었습니다.
MLB 이번 시즌이나 내년 시즌이 궁금해지네요. 과연 보스턴에게도 열정적으로 야유하는 관중이 나올지, 혹은 사인 훔치기 당시 보스턴에 있었던 타자들에게 빈볼을 날리는 투수가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코로나 때문에 내년 시즌은 계속 무관중 경기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구단에게 저주를 퍼붓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코라나 힌치 같은 작자들이 우승 반지를 끼는 모습은 더 보고 싶지 않습니다.
또 다른 주범인 카를로스 벨트란도 궁금하네요. 최근에 근황을 찾아보기 힘든데 과연 야구계에 다시 등장할지, 명예의 전당에 표는 얼마나 받을지 여러모로 기대되는 인물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첫 투표에 광탈했으면 좋겠네요.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모든 스포츠계가 울상인데 이런 부조리한 일이 있어서 갑갑하네요. 메이저리그에서 Cheater들이 설치는 걸 보면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 예전에 메이저리그에서 단일 시즌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투수들을 비교했는데, 이번에는 타자의 단일 시즌을 최고로만 골라서 비교해보겠습니다. 이번에도 다루는 범위는 1901년부터 지금까지입니다. 다만 베이브 루스라는 절대존엄 1위의 시즌을 넣으면 너무 압도적이라 우선 루스 이외의 타자들의 최고 시즌들을 비교해보고, 마지막에 루스의 최고 시즌을 보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다만 필자 같은 경우는 투수와 달리 타자는 팬그래프의 Fwar만 보는 편이라 Fwar, Wrc+ 같은 기록을 중요시했습니다. 다만 OPS+(조정 OPS) 같은 경우는 베이스볼 레퍼런스 쪽에서도 타고투저/투고타저 및 구장 차이를 알 수 있는 괜찮은 스탯이라고 생각해서 타자별로 작성했습니다. 타자마다 여러 시즌을 꼽을 수 있지만 예전에 투수끼리 비교했을 때 한 투수 당 2시즌까지만 썼던 것처럼 타자도 최고 시즌 두 시즌만 넣었습니다.
* 90년대부터 04시즌까지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어떤 선수는 당연히 약물이니 뺐습니다. 타자도 시대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닝이나 삼진 같은 부문에서 차이가 큰 투수보다는 덜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Fwar 순위대로 쓰지는 않았고 선수들의 특별한 기록이 있다면 따로 평가해서 넣었습니다.
* 작성한 기록은 Fwar, WRC+, OPS+, 안타, 홈런, 볼넷, 도루, 타율-출루율-장타율(이하 타출장)입니다. 그 단일 시즌에서 리그 1위 기록에는굵은 글씨로 표시했고, 전체 1위 기록에는기울이기 적용까지 넣었습니다.
1. 1908시즌 호너스 와그너(유격수)
Fwar 11.8 WRC+194 OPS+ 205
201안타10홈런 54볼넷53도루타출장 .354 .415 .542
- 역대 최고의 유격수 호너스 와그너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투수로도 등판해서 총 8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이었다고 하죠. 만약 지명타자 제도가 당시 있었고 지명타자도 야구의 중요한 포지션으로 놓는다면 그는 10개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의 최고의 시즌은 1908시즌으로 당연히 역대 유격수 단일시즌 Fwar 1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2. 1917시즌 타이 콥(중견수)
Fwar 11.5 WRC+200 OPS+ 209
225안타6홈런 61볼넷55도루타출장 .383 .444 .570
- 타이 콥의 최고 시즌을 쓸 때 1911시즌인지 1917인지 몇 번이나 고민했습니다. 혹은 도루자가 제대로 기록된 시즌 중 커리어 하이인 1915시즌, 홈런왕까지 차지했던 1909시즌이라고 봐도 취향 차이일 것입니다. 역시 Fwar 최고 시즌인데다 공격에서도 WRC+200을 돌파한 1917시즌을 선택했습니다. 이 시즌 그는 홈런왕은 아닐지언정 그의 커리어 중 유일하게 2루타와 3루타 부문에서 모두 전체 1위를 달성했습니다.
3. 1924시즌 로저스 혼스비(2루수)
Fwar 12.5WRC+221 OPS+222
227안타25홈런89볼넷5도루타출장.424.507 .696
- 1920년대는 좌타자 베이브 루스와 우타자 로저스 혼스비가 각자의 리그를 평정했습니다. 1924시즌 혼스비는 2루수로써 끝판왕의 시즌을 달성했지만 하필 동시즌 GOAT를 만나 여러 부문에서 전체 1위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출전 경기 수가 10경기 적어서 루스보다 경 Fwar도 아깝게 소수점 둘째자리 차이로 밀렸죠. 다만 WRC+와 타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시즌 그는 20세기 이후 타율 기록 중 역대 2위를 달성했습니다.
4. 1927시즌 루 게릭(1루수)
Fwar 12.5 WRC+209 OPS+220
218안타 47홈런 109볼넷 10도루 타출장 .373 .474 .765
- 게릭은 1927시즌에 좁게는 1루수, 넓게는 내야수로서 역사에 남을 기록을 썼습니다. 그가 기록한 Fwar과 장타율은 베이브 루스와 배리 본즈를 제외하면 역대 1위이며, 447개의 토탈 베이스(총 루타수)는 역대 3위 시즌입니다. 하지만 같은 리그, 같은 팀에 베이브 루스가 있어서 위의 기록을 1위 부문에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MVP 수상과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요.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은 야구를 넘어서 스포츠 역사에 남을 원투펀치였습니다.
5. 1932시즌 지미 폭스(1루수)
Fwar 11.3 WRC+198 OPS+207
213안타58홈런116볼넷 3도루 타출장.364 .469.749
- 지미 팍스는 오른손 베이브 루스라고 불릴 만큼 1930년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1932시즌 58홈런을 달성했는데, 이는 약물 복용자들을 제외하고 역대 5위의 기록입니다. 다만 홈런 2개가 비가 내려서 끝난 경기라는 이유로 다소 안타깝게 취소되었고, 타율이 4리~5리만 높았어도 그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압도적인 성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기에 그는 MVP를 수상했고, 내야수로서 게릭, 혼스비, 와그너 다음 가는 역대급 시즌을 보냈습니다. 필자는 폭스의 이 시즌과 Fwar 차이로 역대 1루수 논쟁에서 푸홀스보다 폭스를 역대 2위 1루수라고 생각합니다.
6. 1941시즌 테드 윌리엄스(좌익수)
Fwar 11.0 WRC+221 OPS+207
185안타37홈런 147볼넷2도루타출장 .406 .553 .735
- 테드 윌리엄스의 커리어 중 Fwar 11이상인 시즌은 1941, 1942, 1946시즌입니다. 이중 1941시즌이 Fwar로 보면 가장 낮지만 영원히 기억될 만한 기록을 남겨서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즌 테드는 마지막 4할 타자이자 배리 본즈를 제외하면 단일 시즌 역대 1위의 출루율을 남겼습니다. 타율 4할이 값진 이유는 18년 만에 나타난 기록이었고, 이후 4할 타자는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테드가 수비에서 마이너스 수치를 달성해서 War을 깎아 먹은 게 아쉽습니다.
7. 1946시즌 테드 윌리엄스(좌익수)
Fwar 11.8 WRC+215 OPS+215
176안타38홈런156볼넷0도루타출장.342.497 .667
- 스포츠 선수로서 가장 위대한 시즌으로 보면 어쩌면 테드의 1946시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1945년까지 2차 대전 참전으로 3시즌 동안 야구를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야구계를 집어삼켰고, 오히려 자신의 Fwar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습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메이저리그에 뛰었다면 1943시즌~1945시즌에 어떤 기록이 나왔을까 IF가 자꾸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나중에 한국전쟁 참전으로 또다시 2년 가까이 메이저리그를 떠나야 했는데, 야구 팬으로서 재차 생각해도 테드가 커리어에 너무나 손해를 봤다고 생각합니다.
8. 1956시즌 미키 맨틀(중견수)
Fwar 11.5 WRC+202 OPS+210
188안타52홈런112볼넷 10도루타출장 .353.464.705
- 미키 맨틀은 이 시즌 트리플 크라운과 MVP를 수상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선수가 나왔지만 양대리그 전체 트리플 크라운은 맨틀 이후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위치 히터의 최고 시즌이었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이 시즌 못지 않은 기록이었지만, 테드 윌리엄스에 밀려서 타출장 중 1위 기록은 없었습니다.
9. 1967시즌 칼 야스트렘스키(좌익수)
Fwar 11.1 WRC+194 OPS+193
189안타44홈런91볼넷 10도루타출장.326.418 .622
- 칼 야스트렘스키의 이 시즌 트리플 크라운 이후 2012시즌 미겔 카브레라가 재차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기까지 45년이 걸렸습니다. 그 정도로 위대한 시즌이라 그는 당연히 MVP를 수상했고, 수비에서도 팬그래프 수비 수치가 14.6으로 기록될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습니다. 테드 윌리엄스는 자신의 후계자에게 이런 찬사를 남겼습니다."1967년의 야스트렘스키는 베이브 루스이자 호너스 와그너였으며, 타이 콥이었다."
10. 1972시즌 자니 벤치(포수)
Fwar 9.2WRC+156 OPS+166
145안타40홈런100볼넷 6도루타출장.270 .379 .541
- 명실공히 포수 역대 최고의 시즌. Fwar로 보면 2012시즌의 버스터 포지가 0.9가량 앞서지만 이는 포수의 프레이밍 수치로 현대 포수들이 Fwar 이득을 크게보고, 반면 벤치 시절의 프레이밍 수치는 보정되지 않은 것일 뿐입니다. 팬그래프의 수비 수치로 서로의 시즌을 비교해보면 포지가 벤치보다 1.8배 이상 앞서는데 이는 골든글러브 10회 수상자인 벤치가 크게 저평가된 것이죠. 현대야구의 포수 수비의 패러다임을 바꾼 그는 이 시즌에 Fwar 1위와 홈런왕까지 차지했습니다.
11. 1975시즌 조 모건(2루수)
Fwar 11.0 WRC+176 OPS+169
163안타 17홈런132볼넷67도루타출장.327.466.508
- 로저스 혼스비 이후 2루수 역대 최고의 시즌. 모건은 67도루의 주루와 WRC+ 전체 1위의 타격,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만큼의 수비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했습니다. 최다 볼넷과 출루율에서도 알 수 있는 선구안으로 완벽한 야구선수였습니다. 심지어 신시네티를 월드 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죠.
12. 1990시즌 리키 헨더슨(좌익수)
Fwar 10.2 WRC+190 OPS+189
159안타 28홈런97볼넷65도루타출장.325.439.577
- 이 시즌의 헨더슨과 2018시즌의 무키 베츠를 놓고 역사상 리드오프 최고의 시즌은 누구인지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습니다. 출전 경기수는 136경기로 같고, WRC+와 OPS+, 주루 수치 헨더슨이 근소하게 앞서고, 수비는 베츠가 앞서고, Fwar은 0.2 차이로 베츠가 높습니다. 하지만 과거 선수들의 주루 수치가 현역 선수들에 비해 제대로 계산되어있지 않다는 점(도루가 아닌 타격 직후 주루), 양 시즌의 도루 성공률이 헨더슨이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여 헨더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앞에서 벤치와 포지를 비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봅니다. 그는 도루와 출루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의 커리어 중 유일한 MVP 시즌이기도 합니다. 그는 130도루를 달성한 시즌도 있었으나 이 때는 WRC+가 127에 불과했고 1990시즌에 리드오프 타격의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13. 1991시즌 칼 립켄 주니어(유격수)
Fwar 10.6WRC+154 OPS+162
210안타 34홈런 53볼넷 6도루 타출장 .323 .374 .566
- 이 시즌 립켄은 홈런왕도 타격왕도 아니었지만, 토탈 베이스 전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주루도 그렇게 특출나지 않았지만 팬그래프 수비 수치 31.8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와 162경기 모두 출장이라는 꾸준함으로 Fwar을 쌓았습니다. 그보다 좋은 수비 기록을 보여준 유격수들은 많았지만 어니 뱅크스를 제외하면 타격이 모두 WRC+120 이하로 그저 그랬습니다. 고대 선수들을 제외하면 유격수 역사상 최고 시즌입니다.
이렇게 13시즌을 뽑았습니다. 2시즌에 뽑힌 테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12 레전드를 한 시즌씩 뽑았네요. 아깝게 떨어진 게 윌리 메이스의 커리어 하이 시즌과 앞에서 설명한 베츠의 2018시즌이 있네요. 현대 선수들에게 가중치를 준다면 트라웃과 포지의 커리어 하이 시즌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보니까 메이저리그 차기 시즌은 162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데, 여전히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에서 또 단축시즌을 할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견의 여지 없는 GOAT이자 미국 스포츠 전체를 놓고 봐도 최고존엄인 그 분의 성적을 일부나마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