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x.com/thinking_panda/status/1652879819942821888
3월 11일부터 배드민턴 전영오픈 대회가 있습니다. 전영오픈은 말 그대로 영국에서 열리는 대회로 최초의 배드민턴 투어 대회입니다. 무려 1899년부터 지금까지 125년도 넘게 이어져 온 대회입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으로 들어오고, 1977년에 배드민턴 세계선수권 대회가 출범하면서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내려왔지만 그래도 메이저 대회 중 하나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Super 1000 급 대회로 중국 오픈,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과 같이 묶이지만 상징성 면에서는 저 3개 대회보다 높습니다. 테니스 4개의 그랜드슬램 대회 중에서도 윔블던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과 유사합니다.
우리나라의 안세영 선수가 등장하면서 배드민턴 투어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습니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 선수들도 주목받고 있고요. 실제로 안세영 선수가 포함된 여자 배드민턴 빅4 체제가 2020년대에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안세영,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이하 야마구치), 중국의 천위페이, 대만의 타이쯔잉이 그들입니다. 이 선수들은 각자 자국 여자 배드민턴 단식의 1인자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얼마전 아시아 단체전 선수권 대회에서 천위페이가 복귀했고, 전영오픈에 야마구치가 복귀한다고 해서 글을 써봅니다.
타이쯔잉과 야마구치의 경우 2016년 BWF 슈퍼 시리즈 체제부터 활약했고, 2018년에 BWF 월드 투어 체제로 개편한 후로는 천위페이와 안세영 선수가 컨텐더 레벨로 진입했습니다. 타이쯔잉의 경우 나이가 30세인데다 현재 랭킹 10위 바깥이라 커리어 황혼기인 반면, 안세영 선수는 23세라 한창 전성기죠. 천위페이와 야마구치는 각각 26살, 27살이라 커리어를 몇 년 더 이어갈 수 있고요.
여기에 대적하는 선수가 중국에서 2인자(천위페이 다음)였던 허빙자오, 리빙 레전드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 세계선수권 최연소 우승자인 태국의 랏차녹 인타논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랭킹 2위로 올라선 왕즈이가 빅4 체제를 위협하고 있고요.
아무튼 빅4 선수들의 주요 커리어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우선 BWF 공식 랭킹부터 짚어보겠습니다.
각각 랭킹 TOP 4 진입 시기, 정점인 랭킹 1위 시작 시기는 다음과 같습니다.(출처: bwfbadminton.com)
타이쯔잉: 2015년 4월에 랭킹 4위 진입, 2016년 12월에 랭킹 1위 도달
야마구치: 2017년 3월에 랭킹 4위 진입, 2018년 4월에 랭킹 1위 도달
천위페이: 2018년 4월에 랭킹 4위 진입, 2019년 12월에 랭킹 1위 도달
안세영: 2021년 12월에 랭킹 4위 진입, 2023년 8월에 랭킹 1위 도달
나이 순서대로 랭킹 1위를 찍었습니다. 네 선수 모두 19살 ~ 20살에 TOP 4 반열에 오르고 21살 ~ 22살 쯤에 랭킹 1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랭킹 1위 횟수(출처: bwfbadminton.com)
타이쯔잉: 258주(110주 연속 랭킹 1위)
야마구치: 74주(47주 연속 랭킹 1위)
천위페이: 16주(14주 연속 랭킹 1위)
안세영: 82주+(진행중, 62주 연속 랭킹 1위)
참고로 연말 랭킹 1위 횟수는 타이쯔잉이 5회, 야마구치와 천위페이가 1회씩, 안세영은 2회입니다. 타이쯔잉은 2016년, 2017년, 2018년, 2021년 , 2022년 이렇게 5회나 됩니다. 천위페이는 2019년, 야마구치는 2022년, 안세영 선수는수는 2023년과 2024년에 연말 랭킹 1위였죠.
통산 상금(출처: bwfbadminton.com)
타이쯔잉: 2,375,279 달러
야마구치: 1,759,111 달러
천위페이: 1,386,850 달러
안세영: 1,588,711 달러
랭킹 1위 횟수 만큼이나 상금도 타이쯔잉이 가장 앞서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야마구치, 안세영 선수, 천위페이 순서입니다./
BWF 투어 실적(에전 BWF 슈퍼시리즈 시기 포함)
타이쯔잉: 우승 32회, 준우승 20회
야마구치: 우승 25회, 준우승 14회
천위페이: 우승 16회, 준우승 16회
안세영: 우승 25회, 준우승 9회
상금 순서 만큼이나 투어 실적도 그에 따라서 비례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아시안게임이 아시아선수권보다 위상이 높은 것처럼, 같은 BWF 투어 대회라도 큰 대회와 작은 대회를 같은 1회 우승이라고 분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재 Super 1000과 750 대회를 빅 타이틀로, 그 이하의 Super 500 300 100 대회를 스몰 타이틀로 분류하고, 2017년까지의 BWF 슈퍼 시리즈 체제도 유사한 방식으로 분류(Superseries급 - 빅 타이틀, Grand Prix - 스몰 타이틀)해보겠습니다. BWF 월드 투어 이전의 체제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위키 자료 등을 참고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파이널스 대회는 당연히 빅 타이틀로 놓았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2017_BWF_Grand_Prix_Gold_and_Grand_Prix
2017 BWF Grand Prix Gold and Grand Prix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The 2017 BWF Grand Prix Gold and Grand Prix was the eleventh season of the BWF Grand Prix Gold and Grand Prix. Below is the schedule released by Badminton World Federation:[1] Tour Official title Venue City Date Prize
en.wikipedia.org
빅 타이틀 / 스몰 타이틀 커리어
타이쯔잉: 우승 23회, 준우승 15회 / 우승 9회, 준우승 15회
야마구치: 우승 15회, 준우승 13회 / 우승 10회, 준우승 1회
천위페이: 우승 9회, 준우승 8회 / 우승 7회, 준우승 9회
안세영: 우승 15회, 준우승 6회 / 우승 10회, 준우승 3회
이 중 Super 1000보다도 높은 상금이 걸린 파이널스(연말 왕중왕전) 대회 실적은 타이쯔잉이 우승 4회와 준우승 3회로 가장 앞서고, 야마구치가 우승 2회, 천위페이와 안세영이 각각 우승 1회를 기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우승 횟수만 따지면 야마구치와 안세영 두 선수의 커리어가 비슷하네요.
가장 중요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타이틀로 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준우승까지만 다뤄보겠습니다.
타이쯔잉: 올림픽 은메달, 세계선수권 2회 준우승
야마구치: 올림픽 X, 세계선수권 2회 우승
천위페이: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준우승
안세영: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우승
여기에 아시안게임 타이틀이 있는 건 타이쯔잉과 안세영 두 선수 뿐입니다. 아시아선수권 대회 우승은 매년 열리는 대회라 가치가 한참 낮지만 타이쯔잉와 야마구치 두 선수만 가지고 있고요. 타이쯔잉은 투어 실적은 가장 앞서나가는 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타이틀이 없습니다. 예전 남자 배드민턴의 리총웨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통산 전적(단식 한정, 출처: badmintonranks.com)
타이쯔잉: 570승 197패 74.3%
야마구치: 480승 155패 75.6%
천위페이: 402승 116패 76.6%
안세영: 348승 70패 83.3%
마지막으로 통산 전적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야마구치랑 천위페이가 동시대에 1살 차이인 걸 감안하면 서로 격차가 나긴 하네요. 천위페이가 도쿄 올림픽 금메달로 실속을 크게 챙기기는 했지만, 투어 우승 횟수 만큼이나 누적 기록이 약한 편이긴 합니다.
안세영 선수가 급격한 기량 저하가 없다면 2030년까지 승률 8할을 유지하는 것도 아주 무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앞으로 부디 부상 없이 롱런하고 타이틀을 많이 획득했으면 좋겠네요. 저 'badmintonranks'자료에서는 타이쯔잉의 570승이 여자 배드민턴 단식 최다승입니다. 과연 커리어가 종료될 쯤에 누가 다승 1위를 차지할지 궁금하네요. 빅4를 제외하면 태국의 랏차녹 인타논이 542승으로 2위인데 이 선수도 경쟁권이고요.
2025 Orléans Masters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Badminton tournament in France Badminton tournament The 2025 Orléans Masters (officially known as the Orléans Masters Badminton presented by Victor 2025 for sponsorship reasons) is a badminton tournament that will ta
en.wikipedia.org
전영오픈에서 과연 빅4끼리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내일부터 Super 300 오를레앙 마스터즈 대회가 있는데, 전영오픈의 전초전이라고 봐야 해서 이 대회도 관심이 갑니다. 우승도 좋지만 안세영 선수가 무리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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