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mcst.go.kr/kor/s_notice/press/pressView.jsp?pSeq=21409
https://sports.news.nate.com/view/20241002n12580
https://www.sportsseoul.com/news/read/1465641
1. 10월 2일 아침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
대한축구협회로 향하는 정치권의 칼날은 날이 갈수록 늘어날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 선임 감사 결과를 중간발표했는데 내용이 가관입니다.
우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이 독단적으로 면접과 선임까지 완료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제 역할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아시안컵까지 처참한 경기력으로 귀결되었죠.
그 다음으로 현재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도 비상식적이기 그지없습니다. 권한 없는 이임생 씨가 최종 감독 후보를 올리고, 홍명보 감독과의 면접 과정도 불투명했습니다. 정해성 전 위원장으로부터 제대로 권한을 인수인계 받지도 않았고, 이미 홍명보 감독으로 내정해놓고, 나머지 이사회나 전광위 과정은 요식행위였습니다.
2. 정몽규 회장 본인이 자초했다.
정몽규 회장은 그레이엄 아놀드 같은 외국인 감독 면접을 보라고 요청한 이야기가 사실로 보입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자신이 추천한 다른 명단(홍명보 감독 포함)이 받아들이지 않자 사임했고요. 이임생이나 다른 축구인들은 끝까지 국내파 감독을 고수했죠. 정몽규 회장도 4선을 하려면 국내 축구인들 눈치를 봐야 하니 반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애당초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 정몽규 회장 본인이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는데, 요르단전 참패로 본인이 발휘할 수 입김이 크게 줄어버릴 수밖에 없었죠. 이석재 부회장도 '새로운 감독을 한국 지도자로 해서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헀고요. 그 와중에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있는 황선홍 감독을 임시 감독 중 하나로 데려오다가 결국 파리 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참사까지 벌어졌고요.
3. 오히려 정치권과 각을 세우는 대한축구협회, 갈등의 심화 예고?
https://m.news.nate.com/view/20241002n31007?mid=s02&list=recent&cpcd=
문체부의 발표에 대해 축구협회는 자신들은 틀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청문회에서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여야 가리지 않고 맹공을 퍼부었고, 심지어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기업도 정치권 상대로 바짝 엎드리는데 일개 스포츠협회가 안하무인인 태도인 게 놀랍네요.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821184
FIFA도 파악했는지 정치적 외부 간섭이 심하면 제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문체부도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조사했지만, 축구협회의 독립성을 존중하며 직접적으로 홍명보 감독 계약 무효나 사퇴 요구까지는 나아가지 않았죠. 만약 FIFA의 최대 제재가 나오면 월드컵과 아시안컵을 비롯해서 그 외 연령별 대회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참가할 수 없게 됩니다.
4. 앞으로의 시나리오(정몽규 회장 4선 불가능 + 홍명보 감독은?)
10월 22일에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정몽규 회장이 얼마나 더 공격받을지 진심으로 기대됩니다. 팝콘을 뜯고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강유정 의원과 배현진 의원이 청문회에서 가장 활약했는데 국정감사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다른 국회의원들도 여러 가지로 파고들고 지적했고, 축구협회가 계속 정치권을 무시하는 태도인데 끝까지 갈 것 같네요. HDC와 축구협회의 유착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조사해주길 기원합니다.
홍명보 감독은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1%도 없다고 봅니다. 결국 무관중 운동이 벌어지거나, 선수들이 유례 없이 항명하거나, 남은 예선 경기에서 연패해서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뜨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면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청문회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고 국회의원 앞에서 강조한 게 아직도 생각나네요.
FIFA 쪽의 반응은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관망하는 스탠스라고 예상됩니다. 파리 올림픽 기간 때 정몽규 회장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본인의 자서전을 전해 주면서 내부 사정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겠죠. 현대자동차가 FIFA의 메인스폰서 중 하나고, 대한민국 축구시장은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 다음으로 손꼽힐 시장인데 대놓고 개입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직접적으로 공권력을 발휘하는 게 아닌 이상 FIFA의 징계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요.
만약 진짜 다음 월드컵 출전 불가 등으로 FIFA에서 내정 간섭을 한다면, 진짜 해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동안 한국축구를 보면서 이 정도로 꼴보기 싫었던 적이 없는데 차라리 잘 되었다라고 여길 것입니다. 월드컵에서 다른 나라의 해외 선수들 경기 보면 그만인데다, 세상에 스포츠 종목이 축구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렇게 된거 지원 예산도 0원으로 끊어버리는 것도 좋은 결정이고요.
정몽규 회장 4선이 실패할 것으로 유력시되지만, 그 뒤에 다른 회장이 와도 기대되지는 않습니다. 높은 확률로 철밥통에만 신경쓰는 구태 축구인이 자리를 차지할텐데, 정몽규 회장에 비해 못 났으면 못 났지 나을 구석이 없을 것입니다. 제시 마치 정도의 감독이 누군지도 모르고 알려는 의지도 없고, 선수 시절 잘 나가면서 파악한 게 축구의 전부라고 착각하고, 외국 지도자들 무시하고 한국 지도자들 밥그릇 챙기는 수준의 한심한 사고방식이 구세대 축구인들입니다. 그런 작자들이 한국 축구의 높은 요직에 자리잡으니 이 지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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