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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의 참담한 광경을 담은 기록 중에 <쇄미록>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오희문이라는 선비가 임진왜란이 터지고 피란을 가면서 써낸 일기입니다. 나무위키에서는 <쇄미록>이 징비록과 난중일기와 함께 임진왜란 시대의 3대 사찬 사서라고 하네요. 징비록과 난중일기처럼 국보급 문화재는 아니자만 대한민국 보물 제1096호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예전에 징비록 도서를 간단하게 리뷰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쇄미록 감상문을 간단하게 포스팅하겠습니다. 나무위키의 쇄미록 페이지를 참고하셔도 도움이 됩니다.
임진왜란은 조선이라는 나라와 한반도에 살던 백성들을 아비규환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오희문의 일기에서도 굉장히 끔찍하고 다급한 이야기가 셀 수도 없이 나옵니다. 격전지에 멀리 있지 않으면서 백성들이 지옥에 떨어지는 모습을 접합니다. 백성들이 굶주리는 이야기, 전염병이 퍼지는 이야기, 왜군에 강간당하고 납치당하는 이야기, 무참히 죽어가는 이야기 등 슬픈 내용이 많습니다. 그는 '백성이 씨도 남지 않게 생겼다, 저 푸른 하늘은 어찌 차마 이 지경에 이르게 하는가'라고 하늘을 원망하는 심정도 일기에 적었습니다.
오희문 역시 갖은 고생을 겪습니다. 난리 통에 어머니와 아내와 자식들과 헤어지기도 하고, 가족 걱정으로 밤을 새기도 합니다. 잘사는 양반 집안이고 여러 하인들과 함께 하는 그도 부족한 식량에 허덕였습니다. 나무가 부족해서 겨울철에 추위에 덜덜 떨기도 했고요. 어머니는 설사병을 앓았고, 본인도 독감에 걸렸고, 심지어 막내딸은 학질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막내딸 단아가 죽은 뒤 가족들은 눈물바다에 잠깁니다. 오희문은 시신을 만지면서 비통해하고 그의 아내는 꿈 속에 단아가 등장합니다.
절망 속에서도 그의 가문은 생존을 위해 힘을 냅니다. 김매기 같은 농사일을 하고 누에를 치고 양봉도 하죠. 사실 임진왜란도 전쟁 초기 이후 몇 년 동안 전황이 고착화되기도 하죠. 단오나 복날처럼 특별한 날에는 다채로운 음식을 준비하고 매년 제사를 지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오희문 집안은 일반 백성들에 비하면 나은 생활을 영위합니다. 책에서도 아들이 벼슬길에 오르고 나무위키에서도 친지들이 고을의 수령으로 재임했다고 나와 있을 정도죠. 본인도 관아의 병력 등 전쟁 상황과 각종 정보에 잘 파악하고 있었고요. 실제로 그는 곽재우 등의 의병장 활동 소식도 듣습니다. 또 노량 해전 이후 이순신 장군이 전사했고 우의정에 추증되었다고 들었고요.
<쇄미록>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입니다. 난중일기가 무관의 시선이고, 징비록이 문관의 시선이라면, 쇄미록은 선비의 시선에서 전쟁을 다뤘습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라는 주제는 같지만 서로의 입장이 다릅니다.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 각인시켜주기도 하지만, 조선 시대 제사 과정이나 생활 모습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오희문의 <쇄미록>을 보며 필자도 의미 있는 기록물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한 나라와 평화의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지는 어떠한 수식어로도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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