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 갸우뚱한 국내 언론과 관계자들의 수사...
우선, E스포츠의 기원은 절대 한국이 아니며 종주국이라는 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미국에 가깝죠.
2. 초창기 비디오 게임 대회 현상(in 미국)
E스포츠 자체인 비디오 게임의 대회가 시작된 건 1972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Intergalactic Spacewar Olympics'라는 대회였고, 1980년에 '스페이스 인베이더'라는 슈팅 게임 대회가 미국 LA에서 열렸고 자그마치 10,000명의 경쟁자가 다투었죠.
3. 지속성을 보여준 현대 E스포츠 대회: PGL, CPL, WCG 등
https://namu.wiki/w/%ED%80%98%EC%9D%B4%ED%81%AC%20%EC%8B%9C%EB%A6%AC%EC%A6%88
E스포츠의 역사에 이정표가 된 게임은 '퀘이크(Quake)'라는 FPS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 대회가 PGL(Professional Gamers League)이라는 명칭으로 1997년 열렸고, 같은 연도에 CPL(Cyberathlete Professional League)가 시작되었고 마찬가지로 퀘이크 대회가 열렸습니다. 2000년에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등장했고 바로 CPL 종목으로 추가되었죠.
1998년 한국의 전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가 나왔습니다. 나오자마자 문화 현상이 되었고 스타 대회가 우후죽순 열렸죠. 그 이전에도 게임 대회가 있기는 했지만 그건 단발성 대회였고 한국 E스포츠의 진정한 시작은 스타와 함께했습니다.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도 꽤 인기가 있었고요. PGL 시즌 3부터 대회 종목에 스타가 들어갔고, 시즌 4 때 기욤이 우승하기도 했죠.
그리고 WCG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마치 올림픽 처럼 한 행사에 여러 종목 대회가 함께 열렸던 대형 E스포츠 행사죠. 스타, 퀘이크, 카운터 스트라이크, 에이지 오브 시리즈, 추후에 워크래프트 3도 종목에 추가되었죠. 이 WCG 대회는 E스포츠 상금 비교에서 종합 E스포츠 대회로는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했습니다.
'esportsearnings'이라는 E스포츠 상금 역사 사이트에서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WCG가 상금 규모 1위로 나와 있습니다. 2001년에 총 상금이 30만 달러나 되었고, 2위인 CPL 월드 챔피언십과 비교해도 11만 달러나 많습니다. 단적으로 당시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상금이 1,000만원 이었지만 WCG 우승 상금은 20,000달러나 되어서 격차가 2배가 넘었죠.
PGL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짧게 끝났지만 여러 차례 열렸습니다. 반면 CPL 2013년까지 존속되었고, WCG도 2000년부터 2013년까지 14차례 개최되었죠. 다만 WCG의 경우 2019년과 2020년에 부활하긴 했지만, 올해 다시 열릴지는 미지수입니다.
그 이후에도 ESWC, MLG, IEM, 드림핵 같은 종합 E스포츠 대회가 계속 열려서 E스포츠 자본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고, 이는 현재진행형입니다.
4. 스타크래프트와 한국 E스포츠
예전에 스타의 세계적인 인기가 오래 못 갔다고 쓰긴 했지만, 한국 시장이 어디가는 건 아니었기에 상금 규모로 비교했을 때 2010년까지 확실한 2위였습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거의 1위였고, 그 다음이 스타일 정도죠.
마치 그 시절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축구라면, 스타는 미식축구라고 말하고 싶네요. 미식축구가 미국에서만 인기 있어도 종목 시장 규모로 축구 다음인 것처럼, 스타가 한국에서만 인기 있어도 상금 규모로 카운터 스트라이크 다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스타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중계 방송 기술 같은 여러 마케팅에서는 한국의 스타 E스포츠를 세계 곳곳에서 배우러 오기도 했었죠. 스타 E스포츠가 10년 넘게 존속한 건 온게임넷 등으로 대표되는 '전국 송출 E스포츠 채널'의 힘이 컸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스타 E스포츠와 그에 대한 중계 등 무에서 유를 창조한 건 아니죠. 1999년 스타리그 등장 이전에도 PGL을 시작으로 수많은 대회가 있었으니까요. WCG의 스타 종목, PGL을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진 KPGL, 김정민 해설이 우승한 KBK 마스터즈, 임요환 선수가 우승한 KIGL 등 당장 기억나는 것만 해도 이 정도네요. 그 밖에 기욤, 신주영, 이기석 등 당시 선수들이 우승한 대회 등 스타리그 이전에도 수많은 메이저 대회가 있었습니다. 스타리그가 확실하게 1위 대회가 된건 2002년 부터일 것입니다.
필자는 온게임넷(OGN)을 비판할 수 있다면 나중에 밝혀진 스파키즈 팀의 처참한 환경에 대한 책임, LOL이 뜨고 스타2에 대한 대우, 2000년대에 지나치게 스타에 편중된 것 등 한두 가지가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24시간, 전국적으로 송출해서 스타 E스포츠가 오래 지속되게 만든 것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5. 오늘날 한국 E스포츠의 A/Ω 종목: LOL(리그 오브 레전드)
2012년 스타가 끝날 때 절묘하게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미 대세가 되었습니다. 잠깐 스타2와 경쟁했지만 오늘날까지 확실한 한국 내 1위 E스포츠 종목이 되었죠. 그래서 한국 E스포츠는 LOL이 구원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비록 스타1이 몰락했지만 스타 때부터 쌓은 노하우나 인프라가 어디 가는 건 아니었기에, 한국의 LOL판은 스타판에서 도 움을 어느정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들의 창단이 대표적인 예시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죠. 다만 이것도 '플러스 알파'지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롤챔스 대회와 대기업들의 LOL 팀 창단 이전에도 스코어, 클템, 매라 등 초창기 게이머들이 선구자로서 이끌었고 오늘날 LOL판에 공로를 세웠고, 비단 스타판의 영향력만 주목할 필요는 없죠. 세계 LOL판은 당연히 스타판과 무관하게 성장하고 있었고요.
6. 몇 가지 결론
오늘날 세계 E스포츠의 양대 장르는 도타, LOL로 대표되는 AOS와 배틀그라운드, 카운터 스트라이크, 오버워치, 포트나이트 레인보우 식스 등의 슈팅 게임(특히 FPS)일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 E스포츠 역사에서 스타의 영향력이 한국에서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AOS 장르에 영향을 받은 건 워크래프트 3의 도타와 카오스 유즈맵이고, 슈팅 게임은 퀘이크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초기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았다면 받았겠죠. 한 마디로 한국/유럽/북미는 각자 E스포츠를 발전시켰죠. 중국 E스포츠의 국민 게임은 워크래프트3라고 말할 수 있고요.
물론 중계 방식 면에서 한국 E스포츠가 선구자 역할을 하긴 했고, 스타1의 E스포츠 규모 또한 손꼽히는 수준이었습니다. 해외에서 E스포츠 레전드들 대접하는 경우 중에 임요환, 이제동, 이영호 등이 높이 평가되곤 하죠. 그러나 한국 시장 없어도 프로게임계, 프로게이머라는 개념은 당연히 자리잡았을 것이고, E스포츠는 계속 발전되었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 E스포츠는 LOL에 집중되어 있는데, 사실상 이 마저도 중국 LOL 판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번 롤드컵에서 한국 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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