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925500109
엘리우드 킵초게가 며칠 전 열린 2022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메이저 대회(올림픽+세계선수권+6대 마라톤 대회) 12회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베를린 마라톤 역사에서 유이한 최다 우승자가 되었는데, 에티오피아의 장거리 육상 황제 하일 게브르살라시에와 함께 공동 4회 우승자로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화제가 된 건 2시간 1분 39초의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30초나 앞당겨서 2시간 1분 9초로 완주한 점입니다. 이전 신기록 보유자도 4년 전 베를린 마라톤의 킵초게 본인이었는데 말 그대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셈입니다. 2위인 자국 동료 마크 코리르는 2시간 5분 58초의 기록이었습니다. 킵초게는 4분 49초와의 격차를 내고 압도적인 우승을 달성하기까지 했습니다.
마치 우사인볼트가 베이징 올림픽 때 9.69초로 세계신기록을 달성하고 다음 해 세계선수권에서 9.58초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역사가 생각났는데, 올해 비슷하게 목격하는 느낌입니다.
42.195km의 거리를 2시간 1분 39초에 완주하려면 100m 당 대략 17.29초로 달려야 했습니다. 이제 2시간 1분 9초가 기준점이 되었으니 100m 당 대략 17.22초로 달리면 됩니다.
최근 20년 동안 킵초게나 게브르살라시에 같은 선수들로 인해서 마라톤 세계신기록이 8번이나 경신되었는데, 전부 베를린 마라톤에서 열렸습니다. 예전에 말씀드린 케네니사 베켈레의 2시간 1분 41초의 역대 2위 기록도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웠죠.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스포츠의 많은 종목이 날씨의 영향을 받고, 야외에서 뛰는 종목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100m 달리기에서도 풍속이 초속 2.0m를 초과하면 그 기록은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마라톤도 되도록 평탄한 코스에서 열려야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세우기 좋은데, 확실히 베를린 마라톤이 그 점에서 적합한 듯 합니다.
킵초게는 올해 도쿄와 베를린을 모두 우승함으로써, 한 해에 메이저 대회를 두 번이나 우승했습니다. 예전에도 2015년에는 런던+베를린, 2016년에는 런던+리우 올림픽, 2018년에는 런던+베를린을 우승했고, 2022년에는 도쿄+베를린이네요. 다른 선수들은 메이저 대회를 1년에 1번 우승하기에도 벅찬 것을 보면 킵초게만큼 압도적인 마라토너가 다시 나올까 궁금합니다.
이건 연도별 마라톤 세계 최고 기록 보유자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손기정 선수도 1935년 - 1936년 최고 기록을 세웠고, 앞서서 언급한 하일 게브르살라시에가 2005년부터 2008년 동안 마라톤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4년 동안 연도별 1위 기록 보유자는 그 밖에 없었는데 킵초게가 올해 마라톤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2015년, 2017년, 2018년, 2022년 마라톤 최고 기록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게 거의 확정되었네요.
불혹의 나이가 가까운데(킵초게는 1984년생입니다.) 그의 커리어가 어디까지 진행될까 궁금합니다. 솔직히 그가 2시간 벽을 넘기에는 2020년 ~ 2021년이 딱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기회가 사라지기도 하고 2020 런던 마라톤에서 포디움 바깥으로 밀려나는 일을 겪는 등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올해 도쿄에서 2시간 2분대, 베를린에서 아예 신기록을 달성하는 걸 보고 다시 기대감이 조금 드네요.
역대 마라톤 완주 기록 TOP 10
1위: 2시간 1분 9초(엘리우드 킵초게 - 2022년 베를린 마라톤)
2위: 2시간 1분 39초(엘리우드 킵초게 - 2018년 베를린 마라톤)
3위: 2시간 1분 41초(케네니사 베켈레 - 2019년 베를린 마라톤)
4위: 2시간 2분 37초(엘리우드 킵초게 - 2019년 런던 마라톤)
5위: 2시간 2분 40초(엘리우드 킵초게 - 2022년 도쿄 마라톤)
6위: 2시간 2분 48초(비르하누 레게세 - 2019년 베를린 마라톤)
7위: 2시간 2분 55초(모시넷 게레뮤 - 2019년 런던 마라톤)
8위: 2시간 2분 57초(데니스 키메토 - 2014년 베를린 마라톤)
8위: 2시간 2분 57초(티투스 에키루 - 2021년 밀라노 마라톤)
10위: 2시간 3분(에반스 체벳 - 2020년 발렌시아 마라톤)
참고로 위의 선수들은 모두 케냐 또는 에티오피아 선수들입니다.
'스포츠 > 일반스포츠(북미 4대 스포츠, 핸드볼, 배구, 골프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니스 & 배드민턴] 권순우 선수 ATP 투어 2승 및 BWF 말레이시아 오픈 결과(안세영 선수 여자 단식 준우승) (0) | 2023.01.16 |
---|---|
[일반 스포츠] 국제스포츠기구나 리그의 명예의 전당에 올라간 한국 스포츠인들(탁구, 골프, 유도, 레슬링 등) (0) | 2023.01.11 |
[세계 스포츠] 스포츠 종목의 수많은 국제기구에 대한 간략한 정보(홈페이지, 회원국 숫자, 창설 년도 등) (0) | 2022.07.14 |
[골프] 최근에 사우디 국부 펀드가 <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라는 거대 골프 대회를 만들었습니다. (0) | 2022.06.13 |
[일반 스포츠, 샐러리 캡] 페이컷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농구, NBA, V리그 등...) (0) | 2022.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