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단일 시즌 최고점을 찍었던 선발 투수들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범위는 아메리칸리그가 창설된 1901시즌부터 지금까지입니다. 투수로서의 가치는 선발 투수가 마무리 투수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해서 선발 투수만 놓고 비교했습니다.
* 투수로서 Bwar과 Fwar을 둘 다 고려했습니다. 선수의 전체 커리어로는 Bwar을 더 중시하지만 단일 시즌 비교는 반반이라고 봅니다.
* 오랜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삼진과 이닝, War 등 시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단일 시즌 기록에서 그 시대에 다른 선수들을 얼마나 압도했는 가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또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했다고 여긴 경우라면 개인적인 보너스 점수를 주기도 했습니다.
* 작성한 기록은 이닝, 삼진, 방어율, Fwar, Bwar, ERA+(Bwar, 레퍼런스 쪽 조정방어율). ERA-(팬그래프 쪽 방어율 보정)를 썼습니다. 해당 시즌 리그 1위 기록에는 굵은 글씨를 표시했고, 전체 1위 기록에는 기울인 글씨를 추가했고, 만약 역대 1위 기록(1901시즌 부터 지금까지)이라면 빨간색 글씨를 더 붙였습니다.
1. 1908시즌 크리스티 매튜슨
390.2이닝 259삼진 1.43 방어율
Fwar 10.8 Bwar 11.7 ERA+169 ERA-61
- 역대 메이저리그 시즌 중 역대 1위의 FIP 시즌(수비 무관 투구 기록, 1.29). 단일 시즌 Fwar 역대 4위로 1960년대까지 최고의 Fwar 기록.
2. 1912시즌 월터 존슨
369이닝 303삼진 1.39 방어율
Fwar 9.3 Bwar 13.2 ERA+243 ERA-42
- 데드볼 시대의 300삼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즌. 이 시즌의 월터 존슨 이후 300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투수는 1946시즌 밥 펠러로, 자그마치 34시즌이 걸렸습니다. 단일 시즌 Bwar 2위의 기록.
3. 1913시즌 월터 존슨
346이닝 243삼진 1.14 방어율
Fwar 8.5 Bwar 15.1 ERA+259 ERA-39
- 단일 시즌 Bwar 역대 1위의 대업을 달성한 역대 최고 투수의 시즌입니다. 모든 기록에서 전체 1위, 심지어 다승, 승률, 완투승, 완봉승 횟수도 전체 1위였습니다. ERA-는 역대 6위, ERA+는 역대 5위(단축 시즌이었던 2020시즌 제외), 단순 방어율은 역대 5위로 역사에 남을 궁극의 기록.
4. 1968시즌 밥 깁슨
304.2이닝 268삼진 1.12 방어율
Fwar 8.6 Bwar 11.2 ERA+258 ERA-38
- 역대 방어율 3위, ERA+ 역대 6위(단축 시즌이었던 2020시즌 제외)의 대기록이 나온 시즌입니다. 역대 방어율 1위, 2위의 선수들이 War이나 이닝이 부족해서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그에 비해 깁슨의 이 시즌은 독보적이었습니다. 투고타저시대인 걸 감안하더라고 1.12의 방어율은 불멸의 기록입니다. 13번의 완봉승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3위로 라이브볼 시대인 1920년대 이후부터는 역대 1위입니다.
1968시즌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가르는 시즌입니다. 투고타저를 완화하기 위해 다음 시즌부터 마운드의 높이가 15인치에서 10인치로 조정되었고, 아메리칸리그에 지명타자제도가 도입되었죠.
5. 1972시즌 스티브 칼튼
346.1이닝 310삼진 1.97 방어율
Fwar 11.1 Bwar 12.1 ERA+182 ERA-80
- Bwar 역대 5위(라이브볼 시대로 한정하면 역대 2위), Fwar 역대 2위. 칼튼은 이 시즌에서 최약체였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팀의 총 승수의 절반 가까이(59승 중 27승)를 맡았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고, 역대로도 거의뽑기 힘든 야구에서의 '원맨캐리'라면 칼튼의 이 시즌을 우선적으로 뽑고 싶습니다. Bwar과 Fwar을 모두 11 이상 달성한 것은 오직 칼튼 뿐입니다.
6. 1985시즌 드와이트 구든
276.2이닝 268삼진 1.53 방어율
Fwar 8.9 Bwar 12.2 ERA+229 ERA-44
- 라이브볼 시대 Bwar 역대 1위, 역대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2년차 선수가 이렇게 잘한 경우는 거의 보기 힘들 것입니다. 앞에서 1969시즌부터 마운드 높이가 낮아졌다고 말씀드렸는데, 구든의 1.53 방어율은 50년 넘게 깨지지 않았습니다. 비율 스탯과 누적 스탯 모두 완벽했던 최고의 시즌이었습니다. 큰 의미는 없지만, 구든이 마약을 멀리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했다면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아직도 남습니다.
7. 1999시즌 페드로 마르티네즈
213.1이닝 313삼진 2.07 방어율
Fwar 11.6 Bwar 9.8 ERA+243 ERA-42
- 모든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Fwar 투수 1위, 스테로이드 시대라고 불릴 만큼 극한의 타고투저 시대의 FIP 1.39라는 기록은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2018시즌이 끝나고 mlb.com은 역대 사이영 수상자들의 단일 시즌을 비교하면서 1999시즌의 페드로가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고 말했습니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477&aid=0000148620&redirect=false ) 이 시즌 올스타전에서 2이닝 무실점 5삼진의 퍼포먼스는 아직도 회자되죠.
8. 2000시즌 페드로 마르티네즈
217이닝 284삼진 1.74 방어율
Fwar 9.4 Bwar 11.7 ERA+291 ERA-35
- Bwar 11.7은 위의 드와이트 구든의 단일 시즌 이후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방어율 조정한 두 기록은 20세기 이후 역사상 1위의 시즌입니다. 투수의 전성기를 두 시즌으로 한정하면 1912시즌~1913시즌의 월터존슨과 1999시즌~2000시즌의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천상계로 놓을 것입니다.
9. 2001시즌 랜디 존슨
249.2이닝 372삼진 2.49 방어율
Fwar 10.4 Bwar 10.1 ERA+188 ERA-55
- 페드로의 두 시즌 중 하나만 고른다면 이견이 갈리듯이, 랜디도 오랜 전성기에서 하나만 꼽기에는 고민될 것입니다. 필자는 2001시즌이라고 생각하고 야구 역사에 남을 시즌이라고 보는 편입니다. Bwar과 Fwar 둘 다 10 이상을 달성했고, 372개의 삼진은 역대 3위이며, 9이닝 당 삼진이 13.4개나 되었는데 이는 2019시즌 게릿 콜이 경신하기 전까지 역대 1위였습니다. 2001 포스트시즌에서도 커트 실링과 함께 애리조나의 쌍두마차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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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투수들 중 사이 영, 피트 알렉산더, 레프티 그로브, 샌디 쿠팩스, 밥 펠러의 시즌도 넣을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다만 방어율이 부족하거나 War이 부족하거나 하는 등의 아쉬움이 있던 경우가 많아서 위의 9번의 시즌만 추려봤습니다.
-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1994시즌-1995시즌에 파업으로 시즌 단축이 안 되었으면 매덕스의 저 두 시즌, 랜디의 95시즌도 넣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if도 듭니다.
- 현역 선수들 중, 즉 랜디 존슨 이후 최고 시즌은 아무래도 2009시즌의 잭 그레인키나 2018시즌의 제이콥 디그롬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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