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이며 얼마 전 호주 오픈 우승자인 이탈리아의 야닉 시너가 WADA와의 협상을 통해 3개월 간의 출전 금지 징계를 수용했습니다. 시너는 다음에 예정된 ATP 500 카타르 오픈부터 ATP 1000 마드리드 오픈까지 뛸 수 없게 되고, 자국에서 열리는 ATP 1000 로마 오픈과 그랜드슬램 대회인 롤랑 가로스부터는 출전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작년에 시너한테 '클로스테볼'이라는 금지 약물이 검출되었습니다. 다만 시너는 그의 물리치료사가 마사지 과정과 손가락 상처를 치료하는데 클로스테볼이 함유된 스프레이를 썼다고 주장했고, 세계 테니스 건전성 기구(ITIA)는 이를 인정해서 무징계 판결을 내렸죠. 그러나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이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고,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에 제소했죠.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심의하기 전 3개월 징계를 양측이 합의했습니다. 이렇게 되어서 시너를 당분간 ATP 투어에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시너, 3개월 정지, 4월 TAS 앞의 WADA 항소 취소!
토요일 테니스 세계에 번개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24년 봄 인디언 웰스 대회 기간 동안 클로스타볼이 두 번 양성 반응을 보인 세계 1위 야닉 시너가 ITIA(테니스 무결성 국제 기구)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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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보면 시너가 의도적으로 약물을 복용한 것은 아니라고 확인됩니다. 극소량만 검출되었다는 ITIA의 발표도 사실인 것으로 보이고, WADA 또한 경기력 향상에 영향이 있지는 않다고 발표했고. 약물을 직접 먹은 게 아니라 연고 바른 것을 통해 몸에 들어간 셈이죠. 그러나 본인이 고용한 사람의 부주의로 검출된 것이므로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WADA 쪽도 1년 이상 징계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은 무리수라고 생각했는데, 3개월로 끝맺었죠. 칼을 뽑아서 무라도 자른 셈이 되었네요.
2013년에 마린 칠리치가 금지 약물 복용으로 국제테니스연맹한테 9개월 징계를 받았던 게 생각나네요. 칠리치의 경우는 본인이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다가 걸렸으니 100% 본인 책임이고, 약물 복용을 숨기려고 윔블던에서 무릎 부상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기권하는 등 시너보다 비교불가로 악질적이었죠. 포도당 알약을 모르고 먹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CAS 판결에서 4개월로 경감 된 후 그 다음 해 US오픈에서 우승했죠.
과연 시너는 징계가 풀린 후 얼마나 활약할까 보겠습니다. 다만 3개월 동안 경기를 뛸 수 없으니 올해 ATP 투어 레이스에서는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네요. 알카라즈가 재작년에 이어서 다시 연말 랭킹 1위를 하기에 딱 좋은 판이 만들어졌고요. 아무튼 약물 복용은 랭킹 1위부터 100위까지 엄격하게 잡아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