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o54-hTT7UTw
유튜브 채널 중에 구독자 25만 명 가까이 되는 '펭귄몬스터'라는 채널에서 정말 훌륭한 영상이 있어서 포스팅합니다. 예전 스타크래프트1 E스포츠 판에 대해 한 번 얘기하고 싶네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스타크래프트1판(이하 스타1판, 스타판)은 수명이 다 끝나서 무너진 것입니다. 블리자드 책임은 1g도 없고, 조작 사건으로 인한 악영향도 세간에서 과대평가되었다고 보고요. 스폰서가 잡히지 않아 자연스럽게 문을 닫은 것이지 강제로 끝난 건 더더욱 아니고요.
2010년 당시 스타1판은 무너지기 직전의 건물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그 이전에도 2007년에 스폰서 없이 스타리그가 진행되기도 했었죠. 또 이제동과 이영호의 네이트 MSL 결승 다음 대회에서도 스폰서 없이 MSL이 진행되다가 대회 중간에야 스폰서가 들어왔죠.
https://www.youtube.com/watch?v=oNOXjTKrdUs
사실 스타1의 세계적인 인기는 몇 년 못 갔고(잘해야 2001년까지 이려나요?) 그래도 2000년대 중반까지는 꽤 인기가 있었는데, 리니지나 스페셜포스나 서든어택 같은 다른 게임들을 압도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2004년부터 집계된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스타크래프트는 꾸준히 5위 안에 들었지만, 그들에게 밀려 월별 1위를 차지한 적은 없었죠. 현재의 LOL 같은 절대적인 인기를 스타1은 오래 누리지 못한 것입니다.
스타1에 비견될만큼 인기가 있던 게임이 없지 않았는데, 당시 게임 채널이 스타1판이 살아있던 시절 너무 스타1 컨텐츠에만 의존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현재의 LOL처럼 절대적인 1강 인기였다면 이해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죠.
2010시즌이 끝나고 2011시즌에는 개인리그가 6개에서 4개로 축소되었습니다. 테니스로 비유하면 그랜드슬램 중 1대회와 파이널스가 폐지되고, ATP 대회도 3분의 1이 문을 닫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뒤로 2012시즌에는 그냥 대회 하나 열리고 끝났죠. 프로팀들도 줄줄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스타2로 전환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스포츠든, 회사든 뭔가 지속되려면 자본이나 인재의 유입이 계속 있어야 합니다.
그 방면에서 스타1은 시한부 상태였어요. 지역연고가 있는 스포츠야 그 지역에서 태어난 팬들이 유입되기 마련이지만, 스타1은 그런 것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승부조작 사건이 있기는 했지만, 온전히 이 것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타2에도 조작 사건이 터졌지만 여전히 GSL 유지되고 있고, LOL판도 ahq Korea 사건 터졌지만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두 E스포츠 판 모두 조작 사건이 터졌는데 스타1보다 더 오래,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조작 사건과 관계없이 시청자가 많고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판이라면 기업이 돈을 대기 마련입니다. 축구, 야구, 농구 같은 일선 스포츠들이 그렇고요.
이건 진짜 여담이지만 CCB리그(카오스리그)도 6차리그 때 대리게임 사건 터졌는데도 17차리그 까지 유지되기도 했고요.
승부조작 사건이 작지 않았고 망하는데 어느정도 가속화되기는 했지만, 조작 없었다고 4년 ~ 5년 더 갔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승부조작 사태 터지자마자 스폰서가 대거 빠져나갔다고 하는데, 바로 대한항공 스폰서 연장되고 빅파일 스폰서 새로 구해졌다는 점에서 이 점도 갸우뚱합니다.
물론 승부조작범들이야 영구제명이 마땅하고 다시는 선수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되는 인간들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큰 죄를 지었고 이 판에 얼씬 거려서도 안 되고요. 예전에 스타1 조작범들 중 1명이 아프리카tv에서 사설리그를 여는 시도를 했을 때 필자도 분노했습니다.
유튜브 영상에도 나와있지만, 위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악재가 겹쳐서 지적재산권(=지재권, 중계권) 파동도 일어나서 스타1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나락으로 추락했죠.(사실 2007년에 지재권 파동이 1차로 먼저 일어났습니다.) '스타크래프트1'이라는 게임이 공공재라는 망언이 여기서 나왔죠. 명백이 스타1이라는 게임이 있고, 그 저작자와 저작권이 있는데 무관한 사람이 중계권료로 팔아먹는데 블리자드가 가만히 있으면 그게 이상한 것이죠. 아무튼 이 사건으로 저작권도 무시하는 이미지가 생겨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필자도 블리자드 안 좋아합니다. 스타2도 공허의 유산 이후부터 실망스러워서 접었고,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엉망으로 낸 것도 있어서 블리자드에 대해 학을 뗀 지 오래되었고요. 하지만 블리자드는 지재권 분쟁 내지는 말년 스타1 상황에서 피해만 입은 쪽이고 스타1에 악영향을 전혀 입히지 않았습니다.
인벤 사이트에서 명문이 있어서 첨부합니다. 심하게 말씀드려서 망한 이유를 100% 조작범들만 탓하는 건 숲이 아니라 나무만 보는 격이고, 지나친 핑계를 댄다고 생각합니다. 확대해석도 아니고 죄인이 A라는 죄를 저질렀어도 제대로 된 근거 없이 B, C까지 죄목을 추가해도 되는 건 아니니까요. 초기 스타판이랑 망할 때 스타판 인기는 천지차이였어요. 설마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시대와 김택용 송병구 이제동 시대와 인기가 같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으시겠죠?
관계자들은 스타크래프트1 E스포츠가 오래 전부터 사상누각의 상태가 되었는데 책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지... 막말로 만약 야구판이 내후년 쯤 망할 때 야구 팬들이 최근에 승부조작한 윤모씨가 원인이라고 하면 필자는 그 때도 아니라고 말할 것입니다.
아무튼 여기에 2011년에 정치권에서 셧다운제 도입하는 등 그 시절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도 암울했고, 그 직전 스타2가 출시되면서 다른 게임과 경쟁하기도 힘든 스타1은 부실공사의 상태에서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타1 연습생들이 받았던 열악한 환경도 있었고요.
그래서 현재 LOL 판에서 2군에도 최저연봉(2천만원) 생기는 등 옛날 스타판에 비해 선수들 대접이 좋아진 건 정말 다행입니다. 물론 최근 LOL 판에도 그리핀 사건이 터지고, 지금도 지원이 부족한 팀이 있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식사마저도 열악했던 스파키즈, 이스트로 같은 팀들보다야 설마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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