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 우리나라가 1번씩은 토너먼트에 가네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2010년에도 16강에 갔고, 그 때도 극적이었지만 그 때 보다 더 감격적이네요.
개인적으로 2010년에는 2002년 4강 신화의 여운이 남아 있었고, 나이지리아 전을 앞두고 16강에 갈 수 있을지 반반 정도로 여겼습니다. 반면 이번에는 상대가 막강한 전력의 포르투갈이 상대고, 자력 진출도 안 되는 상황이라 16강 진출은 전혀 기대 못했습니다. 비겼어도 잘했다고 박수를 마음껏 보낼려고 했는데 기적의 역전승을 거뒀네요. 오랜 기간 암흑기를 떨쳐내는 16강 진출이라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을 이겼을 때도 역전승이었죠, 그러고보니 사우디와 일본 사람들이 이런 흥분을 느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태극전사들이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벤투호가 4년 동안 준비했고, 선수들이나 기성용과 구자철과 이청용 등 내로라하는 옛 선배들도 벤투 감독을 신뢰하거나 높이 평가하고 있고, 내적인 경기력으로도 경기 흐름에서 밀리지 않는 등 분명 좋았는데 탈락하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죠.
https://v.daum.net/v/20221203085934615
https://www.youtube.com/watch?v=Ccvw1EptfiM
특히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경기 끝나고 오열하고 16강 진출 인터뷰를 보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2018년에도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특별하게 결과까지 얻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말에 필자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 전에 승리하고 그 때도 손흥민 선수가 울긴 했지만,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었죠. 그는 대표팀의 막내에서 주장까지, 정말 다사다난한 일이 많았습니다. 한국 축구 암흑기에서, 슈틸리케 같은 함량미달의 막장 감독 아래에서 고통받고, 그런 사람을 감독으로 선임하고 선수들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축구협회 때문에 고군분투하고 한편으로는 부진할 때도 있었죠. 손흥민 선수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지...
한편으로는 큰 부상을 입었는데도 대표팀에 헌신하고 있는 모습이 걱정됩니다. 이번 월드컵 출전이 손흥민 선수 남은 선수 생명에 지장이 없기를 기도하고, 남은 월드컵 경기와 축구 선수의 삶이 멋지게 마무리되기를 소망합니다.
16강 상대는 랭킹 1위 브라질이지만, 이미 벤투호는 성공입니다. 정말 많은 결실을 거뒀습니다. 우선 상금도 16강 탈락의 상금이 170억 정도로 조별리그 탈락보다 40억 정도 더 받게 되죠. 그리고 대표팀 감독을 웬만하면 빨리 경질하지 않고 길게 가는 트렌드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이번 승리가 실로 기쁩니다.
이번 경기는 대한민국 축구사의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손흥민 선수 킬패스, 황희찬 선수의 극장 역전골의 순간에 올해 최고의 카타르시스가 감돌았습니다.
2. 이번 월드컵을 보는 몇 가지 감상
우선 이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승 팀이 아예 없습니다. 브라질 때, 러시아 때에도 승점 9점 팀이 3개 ~ 4개 팀은 있었는데 이번에는 강팀들도 1번은 지거나 무를 캤네요. 우승 후보 팀들도 조별리그 경기 하나하나가 절대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았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전반전에 중원을 필두로 서로 주도권을 잡는 승부고, 후반전에 난타전이 벌어지는 경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포르투갈 vs 가나 전이 대표적인 예시고, 이번 대회는 후반전에 골이 많이 터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역시 측면 공략을 많이 하는 팀이 승승장구한다는 시대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평가합니다. 체력, 피지컬에서 부족한 팀들은 한계가 있고, 그래서 연령대가 높은 이란, 멕시코 같은 팀들이나 세대교체가 안 된 벨기에 같은 팀들은 짐을 쌌습니다. 반면 평균 연령대가 낮은 편의 프랑스나 잉글랜드는 현재까지 모습으로 보면 우승이 유력하다고 봅니다.
탈락한 몇몇 국가들 얘기를 해보면 카타르는 최악이자 최약의 개최국 역사를 썼습니다. 독일은 잘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무시알라가 불쌍할 지경에 그나마 키미히, 고레츠카 등만 그럭저럭 하고 나머지는 심각했습니다. 독일 다음으로 실망했던 덴마크는 3경기 1득점이라는 최악의 공격력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고, 우루과이는 그래도 젊은 선수들 중에 코어가 될 선수들이 있어서 기대했는데 필자 예측이 틀렸네요.
3. 각 대륙별 상황...
지지부진한 유럽
+ 몰락하는 남미(현재까지는)
+ 황금기의 아시아
+ 중흥기의 아프리카
대략 이 정도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잉글랜드를 빼면 유럽 국가들 중 강해보이는 나라가 없습니다. 물론 스페인, 포르투갈은 그 외의 유럽 국가들에 비해 충분히 우승 기대할 수 있는 나라들이긴 하지만요.
반면 남미는 4강에서 브라질 vs 아르헨티나 대진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문제가 심각합니다. 플레이오프에서 페루가 호주에게 밀려서 떨어진 게 조짐이었고 우루과이와 에콰도르도 탈락했네요. 아르헨티나도 폴란드 전 제외 다른 2경기는 답답한 경기력이라 비관적입니다. 브라질은 여전히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고 예측합니다만 하필 에이스인 네이마르가 토너먼트 출전이 불투명해서 모르겠고요.
아시아 국가들 중 호주와 일본은 2승이나 챙겼고, 우리나라도 16강에 합류하면서 무려 3팀이나 이름을 올렸네요. 아프리카도 모로코와 세네갈이 올라가면서 러시아 월드컵 때 토너먼트 아프리카 0팀의 충격을 씻었습니다.
4. 16강 예측
16강 예상
네덜란드 vs 미국: 미국 8강 진출
아르헨티나 vs 호주: 아르헨티나 8강 진출
네덜란드 vs 미국이 가장 고민되는 대진입니다. 특정 선수(데용, 반다이크)에게 의존하지만 그래도 전통강호 네덜란드인가, 골 넣어줄 선수가 부족하지만 전체적으로 단단한 미국이냐... 필자는 미국으로 갑니다.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고평가된 팀인 듯 하지만 호주 상대로는 이기겠죠.
일본 vs 크로아티아: 일본 8강 진출
브라질 vs 대한민국: 브라질 8강 진출
일본은 사기충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측면의 기동력으로 골을 창출하는 점에서 경악했고 수비 조직력도 훌륭합니다. 충분히 크로아티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와 브라질의 경기는... 기적이 이어졌으면 좋겠지만 3차전 경기 로테를 돌린 브라질에 비해 체력 싸움에서 힘들 것 같네요.
잉글랜드 vs 세네갈: 잉글랜드 8강 진출
프랑스 vs 폴란드: 프랑스 8강 진출
정배대로 예측하겠습니다.
모로코 vs 스페인: 스페인 8강 진출
포르투갈 vs 스위스: 포르투갈 8강 진출
이 2경기는 언더독 팀들이 8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모로코와 스위스는 1골차 승부로 각각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궁지로 몰아넣을 만한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름값 높은 팀들을 믿어봅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일정(한국시간)
네덜란드 vs 미국: 12월 4일 일요일 오전 12시(자정)
아르헨티나 vs 호주: 12월 4일 일요일 새벽 4시
일본 vs 크로아티아: 12월 6일 화요일 오전 12시(자정)
브라질 vs 가나: 12월 6일 화요일 새벽 4시
잉글랜드 vs 세네갈: 12월 5일 월요일 새벽 4시
프랑스 vs 폴란드: 12월 5일 월요일 오전 12시(자정)
모로코 vs 스페인: 12월 7일 수요일 오전 12시(자정)
포르투갈 vs 스위스: 12월 7일 수요일 새벽 4시
https://m.sports.naver.com/qatar2022/predict/4
네이버 승부예측 1차, 2차, 3차 맞춘 당첨자가 없어서 16강에 크게 이월되었네요. 한 번 재미삼아 찍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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