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mk.co.kr/news/sports/view/2022/03/209582/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걸 보여준 도쿄 마라톤이네요.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와 브리지드 코스게이(Brigid Kosgei)가 2021 도쿄 마라톤 남성부, 여성부를 각각 제패했습니다. 왜 2021 도쿄 마라톤이냐면 작년 코로나 때문에 취소된 2021 도쿄 마라톤을 2022년 3월 6일에 개최한 것입니다. 2020 유로가 실제로는 2021년에 열린 경우와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담이지만 킵초게와 코스게이는 도쿄 마라톤 첫 출전과 첫 우승을 동시에 누렸습니다.
아무튼 저 두 선수는 남자 마라톤과 여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 보유자입니다. 킵초게는 201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1분 39초, 코스게이는 2019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14분 40초입니다. 이번에 킵초게는 2시간 2분 40초로, 역사상 마라톤 완주 기록 중 역대 4위로 빠른 기록을 세웠습니다. 개인 커리어에서도 2018 베를린 마라톤 - 2019년 런던 마라톤 다음의 3위 기록이기도 하고요.
코스게이는 작년 도쿄 올림픽(도쿄 마라톤 대회와 다릅니다)에서 16초 차이로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는데, 이번에 2위 선수와 1분 56초 차이 우승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기록은 2시간 16분 2초고요. 킵초게와 코스게이가 이번 완주에 걸린 시간은 2020년 ~ 2021년에 나온 어떤 마라톤 완주 기록보다도 빠른 수치입니다.
그리고 킵초게는 작년 도쿄 올림픽의 영광을 도쿄 마라톤에서 다시 재현했네요. 같은 도시에서 연속 우승이니 킵초게에게 도쿄라는 도시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로써 6대 마라톤(도쿄/보스턴/런던/베를린/시카고/뉴욕) 중에 4개 대회를 제패했고, 마라톤 메이저 대회(6대 대회 + 올림픽 + 세계선수권) 11회 우승을 이루었습니다. 13회 출전에서 11회 우승이니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킵초게의 마라톤 전향 이전에는 5회 우승의 윌슨 킵상이 최다 우승이었습니다. 그가 이 종목 내에서 위상이 얼마나 압도적인지 알 수 있죠.
역대로 남자, 여자 통틀어서 6대 마라톤에서 3가지 대회를 차지한 경우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사상 최초로 킵초게가 4가지 대회(시카고 + 런던 + 베를린 + 도쿄)를 제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마라톤 GOAT는 한 번 더 자신을 뛰어넘었습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까지 쳐서 8대 마라톤이라고 가정한다면 킵초게는 올림픽 금메달이 2개 있으니 5가지 대회를 평정했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그 두 대회까지넣는다 해도 다른 선수들은 3가지 대회가 최대입니다.
다소 유치하지만, 4개 대회(+올림픽)를 제패했으니 마라톤 그랜드슬래머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테니스나 골프에서 메이저 4가지 대회를 제패하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고 부르고, LOL E스포츠에서도 스프링-MSI-서머-롤드컵을 모두 우승하면 그랜드슬래머라고 부르기도 하죠. 4점짜리 만루홈런도 그랜드슬램이라고 메이저리그에서 부르기도 하고요.
올해 7월에 육상 세계선수권이 열리고, 4월에 보스턴 마라톤이 있고, 10월 ~ 11월에 6대 대회 중 4개 대회가 열립니다.
나이도 많으니 세계선수권 출전은 아마 고려하지 않을 듯 하고, 가을 시즌에 본인에게 익숙한 런던 마라톤이나 베를린 마라톤에서 12번째 우승을 노려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계선수권 마라톤 타이틀 및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아쉽네요. 물론 진짜 몇 안 되는 올림픽 마라톤 2회 우승자에, 6대 마라톤 9회 우승자라는 천외천의 커리어 앞에서는 그깟 세계선수권이죠. 이미 3월에 출전했으니 7월에 열리는 올해 세계선수권은 그냥 넘어갈 가능성이 유력하고, 코로나 때문에 일정이 밀려서 연이어 2023년에도 육상 세계선수권이 열립니다. 하지만 8월 개최로 애매한 일정입니다. 10월 ~ 11월에 6대 마라톤 대회가 많이 열려서 한 쪽은 포기해야 하죠.
물론 킵초게는 오래 전 중장거리 트랙 선수시절 2003년에 세계선수권 5000m 금메달을 따낸 커리어가 있으니, 스포츠 선수로서 세계선수권과의 인연도 없는 건 아닙니다.
'스포츠 > 일반스포츠(북미 4대 스포츠, 핸드볼, 배구, 골프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반 스포츠] 샐러리 캡의 '최소 소진'(Salary Floor, 샐러리 플로어) 기준(NFL, NBA, NHL 등) (0) | 2022.03.25 |
---|---|
[일반 스포츠] 3월에 있었던 테니스 인디언웰스, 배드민턴 전영오픈, 탁구 싱가포르 스매시 간단한 정리 (0) | 2022.03.24 |
[일반 스포츠]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스포츠 이슈들(축구, 배구, F1, 테니스 등) (0) | 2022.02.25 |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0) | 2022.02.20 |
[일반 스포츠] 가관인 베이징동계올림픽 판정, 이를 이겨낸 황대헌 선수 쇼트트랙 1500m 금메달 (0) | 2022.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