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와일드 카드 경기들은 재미없었다고 평가했는데 디비저널 라운드에서는 180도 달라졌네요. 앞의 3경기 모두 키커의 킥으로 경기가 끝났고, 치프스 vs 빌스 전은 연장전까지 갔지만 정규시간 종료될 때 킥이 성사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리그의 1시드 팀이 떨어지는 이변도 있었고, 버커니어스 vs 램스는 램스가 무난히 이기는 듯 했지만 대역전극이 나오나 숨을 죽였습니다. 마지막 치프스 vs 빌스는 그저 황홀한 경기였네요.
늦었지만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간단한 리뷰를 해보면,
1경기: 타이탄스(패) vs 벵갈스(승)
"조 버로우는 Next Generation에 대권 도전할 쿼터백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즌 내내 플옵 팀 중에서 최약의 오라인을 데리고 캐리했으며, 이번 경기는 9개의 Sack이 나왔는데도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야말로 리스펙트라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어요. 꾸역꾸역 야드를 만들었던 건 체이스의 도움도 컸지만 그 상황에서 멘탈 안 나간 게 대단했습니다.
반면 타이탄스는 테너힐이 최악이었고, 데릭 헨리도 부상 이후 오랜만에 돌아와서인지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습니다. 물론 필자의 생각보다 벵갈스 수비진이 잘한 것도 있지만 테너힐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어요. 디라인이 활약하고 리시버인 브라운도 뭔가 보여줬는데 쿼터백에게 책임을 안 물을 수가 없습니다.
벵갈스 키커는 그야말로 히어로였습니다. 4번 다 성공해서 12점을 뽑아내고 50야드 이상의 킥을 2번이나 넣었죠.
2경기: 패커스(패) vs 포티나이너스(승)
좀 마음이 아팠습니다. 필자는 NFL의 경우 딱히 팀이나 선수의 팬은 아닌 풋알못의 입장에서 봅니다만, 그래도 '이 시즌은 A선수/B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있거든요. 올해 패커스가 우승하고 시즌 MVP의 저주(MVP를 수상하면 소속팀이 우승을 못한다는 징크스)가 깨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는데 바로 떨어지니 슬펐습니다.
다 이긴 경기 패커스 스페셜팀이 말아먹은 건 진짜 말할 필요가 없고, 로저스는 전반전에서는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후반전에 실망스러웠습니다. 위의 버로우보다야 낫지만 양 쿼터백에게 강력한 압박이 가해진 경기였고, 그럼에도 결정적인 막판 필드골 기회를 만든 새뮤얼, 가로폴로의 패싱 야드 절반 가까이를 소화한 키틀, 패커스의 아담스와 존스도 깔끔했습니다. 서로 디펜스는 흠잡을 데가 없었고요.
뜬금없지만 패커스를 보며 다른 종목에서 떠오르는 팀이 뉴욕 양키스입니다. 최고 명문팀이 10년 넘게 플레이오프에 거의 진출하면서도 결승을 못 가네요...
3경기: 버커니어스(패) vs 램스(승)
3연속 홈팀의 패배입니다. 이 경기는 다행히? 예상이 맞아서 램스가 이기긴 했네요.
버커니어스로서는 첫째는 연장전에 못 가서, 둘째는 부상 때문에 천추의 한으로 남은 경기였습니다. 필자가 버커니어스 팬이라면 올프로에 들어간 오라인의 워프스와 팀내 최고 리서버 갓윈 둘 중 하나만 있었어도 하는 생각이 들었을 만합니다. 브래디가 당한 Sack이 겨우 3개밖에 없던 게 신기할 만큼 버커니어스 오라인은 붕괴되었고, 스태포드와 컵의 콤비는 패싱 수비가 약한 팀을 상대로 맹활약했습니다.
3쿼터 끝나갈때 27대 3이라는 스코어가 27대 27이 되는 걸 보고 슈퍼볼 51 시즌2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기존 약점은 숨길 수 없는지 전 경기 패커스 스페셜팀이 사고 친 것처럼 버커니어스 세컨더리도 사고를 쳤네요. 브래디가 곧 은퇴한다고 하는 뉴스가 들리는데, 그래도 다음 시즌까지 GOAT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4경기: 치프스(승) vs 빌스(패)
궁극의 쿼터백들이 역사적인 대결을 기록했습니다. 서로 러싱을 합쳐서 400야드 - 4터치다운을 만들었고, 4쿼터에 양팀이 합쳐서 28점이나 기록한 건 패트릭 마홈스와 조시 알렌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분명 수비진이 서로 강점이었는데 알렌+데이비스 듀오, 마홈스+힐+켈시 트리오 앞에서는 그런 것도 없나봅니다.
힐과 켈시야 명불허전이지만 놀라운건 빌스 리시버 데이비스였습니다. 알렌의 패싱 터치다운 4개를 모두 받아냈죠. 그런데 딕스는 너무 못했습니다. 치프스 코너백에게 심각한 락다운을 당하지만 않았어도 빌스가 더 점수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승자는 마홈스가 되었지만 알렌의 활약상은 결코 그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포스다운 상태에서 직접 러싱으로 퍼스트다운을 계속 만들었으니까요. 주변에 미식축구 입문자가 있다면 추천해줄 경기가 하나 더 늘어서 좋습니다.
이제 이번 NFL 시즌도 3경기만 남았습니다. NFC 챔피언십과 AFC 챔피언십에 대해 간단하게 예상해보겠습니다.
NFC 챔피언십: LA 램스 vs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슈퍼볼 진출 팀 예상: LA 램스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 가로폴로가 심각한 부상을 달고 던지는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포티나이너스 웨폰들은 잘해주고 있어서 고민되지만, 그래도 램스를 믿어보겠습니다. 스태포드가 정규시즌 전반기 폼으로 돌아온 것 같고, 애런 도날드는 그냥 사람이 아닌 듯 합니다. 램스 수비진은 오히려 저평가된 게 아닌가 싶어요.
AFC 챔피언십: 캔자스시티 치프스 vs 신시네티 벵갈스
슈퍼볼 진출 팀 예상: 캔자스시티 치프스
이번 정규시즌에 34대 31로 벵갈스가 이기긴 했는데, 버로우 - 체이스의 시너지가 그 때처럼 인생경기를 만드는 게 아닌 이상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여담이지만 알렌 이번 포스트시즌에 정규시즌보다 훨씬 더 패스를 잘하는 걸 보면서 역시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는 다르다고 느낍니다.
솔직히 치프스를 막을 팀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단판이라 언더독의 반란이 이어질지도 기대됩니다. 1988시즌 슈퍼볼 진출 이후 신시네티가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버로우가 로열로더(플레이오프 첫 도전 시즌에 바로 우승)하는 시나리오도 재밌을 것입니다.
여담: 슈퍼볼 56 경기장이 소파이 스타디움이라 램스가 올라가면 작년 버커니어스처럼 홈구장에서 슈퍼볼을 치르게 됩니다. 과연 오버페이라고 불렸던 스태포드 영입이 대성공으로 끝날 수 있을까요?
AFC 캔자스시티 치프스 vs 신시네티 벵갈스: 1월 31일 월요일 오전 5시
NFC LA 램스 vs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1월 31일 월요일 오전 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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