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아보이는 파리 올림픽이 24일 수요일부터 시작됩니다. 개막식은 26일에 열리지만 일정 문제로 축구, 럭비, 핸드볼, 양궁 예선전은 하루 ~ 이틀 일찍 진행됩니다.
축구 종목을 다시 보니 우리나라가 떨어진 게 한스럽고, 그 때문에 주변 올림픽 반응도 짜게 식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야구도 정식종목에 부활하려면 4년 뒤 LA 올림픽을 기약해야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마라톤의 켈빈 킵툼이 사망하면서 관심이 짜게 식었고요.
그래도 지구상 최고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인 만큼 개인적인 몇 가지 관심사를 간단하게 언급하겠습니다.
1. 에어컨 보급도 빈익빈 부익부?
파리 올림픽의 문제는 에어컨 미지원이 가장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주최측은 친환경을 강조하지만 비용 절감이라는 건 스포츠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알 것입니다. 조직위원회는 반발하는 국가들의 항의를 이기지 못하고 자비로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은 허용했습니다.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9개국은 에어컨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국가들에게 에어컨은 언감생심입니다. 무더위는 선수의 컨디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당장 더워서 자다가 새벽에 깨는 경험을 해보신 분들 많으실 것입니다. 아무튼 자금이 여유로운 국가들 성적만 계속 잘 나오고 그렇지 않은 국가들은 제 성적이 안 나오면 한숨 나오겠네요. 다행히 현재 파리는 최고 기온 28도 정도로, 평균 34도 기온이었던 도쿄 때보다는 조금이나마 시원한 날씨가 며칠 동안은 예측되고 있습니다. 다만 8월에 넘어가면 무더위가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2. 파리 올림픽 테러 우려...
https://www.yna.co.kr/view/AKR20240708060900004
파리 치안 상황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시내를 순찰 중이던 경찰관이 피격 당해서 큰 부상을 입었고, 호주의 여성 관광객이 5명의 흉악한 자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한 네오나치가 성화 봉송 중에 테러를 모의해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세계 각국에 안전 지원을 요청했고, 현재 40개국의 2,000명 ~ 2,500명 경찰관이 파리로 파견나가서 올림픽의 치안을 돕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31명의 경찰관을 파견하고 경기장 안팎을 순찰하는 등의 안전 지원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제발 2015년의 파리 테러나 1972년의 뮌헨 올림픽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3. 한국 대표팀 종합 성적, 금메달 6개는 지켰으면 합니다.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이번 선수단 규모도 역대 최저입니다. 정확하게는 22개 종목에 144명의 선수들이 출전합니다. 단체 구기 종목이 여자 핸드볼을 제외하고 모두 예선탈락한 게 결정적입니다. 지난 도쿄 올림픽 때는 여자 배구 팀이 4위까지 한 게 눈길을 끌었고, 마찬가지로 시청률 보증수표인 축구 대표팀 탈락의 여파가 어마어마합니다.
도쿄 올림픽 때 40년 만의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고, 자칫하면 이번에 금메달 5개 이하로 커리어 로우를 재차 갱신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양궁에서 2개 이상은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보이고 남자 사브르 단체전도 우리나라가 강력한 우승후보죠. 하지만 다른 종목은 너무나 불확실합니다. 태권도, 유도, 사격 등에서도 메달을 기대할 수 있지만 양궁과 다르게 금메달을 노리기에는 난이도가 너무 높습니다. 강력한 기대 종목인 배드민턴은 변수가 많고요. 수영의 황선우와 김민우 선수, 역도 과 역도의 박혜정 선수의 경우처럼 경쟁자가 너무 막강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번 올림픽에서는 양궁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종목에서 불운했다고 볼 수 있고, 양궁에서 금메달이 3개 이상 나오고 배드민턴과 펜싱에서 금메달이 1개 이상 나올 가능성은 넉넉합니다.
최근 청신호가 켜진 종목도 꽤 됩니다. 역도의 김민종, 허미미 선수는 최근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습니다. 사격의 김예지, 양지인 선수는 올해 사격 월드컵의 권총 25m 종목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 밖에 탁구 쪽도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획득하도 그렇게 이변은 아니고, 여자 골프 같은 종목에서 깜짝 금메달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고요. 금메달 6개라는 성적은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https://m.yna.co.kr/amp/view/GYH20240719000700044
4. 그 외 관심 갖고 지켜볼 다른 종목들
한국 선수들의 호성적도 기대되지만 다른 종목 경기와 결과도 기다려집니다. 간단하게 요약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I. 탁구 남자 단식
- 이번에도 중중 내전 예상합니다. 과연 랭킹 1위 왕추친의 무난한 대관식일까요? 아니면 도쿄 때 마룽처럼 판젠동이 업셋을 이루낼 수 있을까요? 판젠동이 최근에 폼을 끌어올린 점에서 혹시 모른다고 봅니다
II. 배드민턴 남자 단식
- 최근 BWF 투어에서 배드민턴은 남녀 단식 모두 춘추전국시대로 돌아간 모양입니다. 남자 단식의 빅터 악셀센도 최강자에서 내려왔고 조나탄 크리스티, Shi Yuqi, 비티드산 등 아시아의 수많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여기서 과연 승자는?
III. 테니스 남자 단식
- 랭킹 1위 야닉 시너, 롤랑 - 윔블던에 이어 올림픽까지 노리는 카를로스 알카라즈,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알렉산드르 즈베레프, 그리고 하나 남은 과제인 올림픽을 노리는 37세의 GOAT 노박 조코비치 등 여기도 계속 챙겨볼 예정입니다. 무대가 클레이 코트라 라파엘 나달의 단식 우승도 가능성이 있죠.
IV. 남녀 핸드볼
- 우선 남자 핸드볼은 세계선수권 연속 우승을 한 덴마크가 우승 1순위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에 프랑스의 홈이고, 올해 유럽선수권에는 연장 승부 끝에 프랑스가 이겼죠. 덴마크가 도쿄 올림픽에서의 복수를 이룩할지 흥미진진합니다.
여자 핸드볼은 노르웨이 vs 프랑스의 2파전입니다.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프랑스가 우승해서 남자 쪽보다 더욱 강력합니다. 도쿄 올림픽 때 핸드볼 말고도 배구, 농구 등의 구기 종목에서 프랑스가 워낙 좋은 성적을 냈는데 홈어드밴티지까지 장착하면 얼마나 금메달을 딸까 전체적으로 궁금합니다.
V. 기계체조
- 시몬 바일스가 27살의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인데, 도쿄 때의 안 좋은 기억을 이겨내고 이견의 여지 조차 없는 기계체조 GOAT에 오를 것으로 확신합니다.
VI. 마라톤
- 킵초게가 작년 보스턴 마라톤, 올해 도쿄 마라톤에서 각각 6위와 10위라는 아주 낮은 순위를 기록했는데, 과연 라스트 댄스에서 전인미답의 올림픽 쓰리핏을 완성할지 모르겠습니다. 더운 날씨에 익숙하지만 킵초게는 불혹의 나이입니다. 런던 마라톤 우승자 알렉산더 무티소, 도쿄 마라톤 우승자 벤슨 킵루토,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시사이 레마 등 도전자들의 매서운 도전에 맞서서 타이틀을 지켜내야 합니다.
그리고... 케네니사 베켈레가 런던 마라톤에서 준우승이라는 성적으로 에티오피아 대표팀에 뽑혔습니다. 그의 파리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어서 드디어 킵초게와 베켈레의 맞대결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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