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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가 이번 올림픽에서 준결승과 3, 4위전에서 모두 패배하면서 금메달은 커녕 동메달로 얻지 못하고 짐을 싸야 했습니다. 전자에서는 즈베레프에게, 후자에서는 파블로 부스타에게 전부 1:2로 패배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같이 뛰던 남녀 복식에서도 준결승 패배 , 3, 4위전 기권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하나도 얻지 못했고요. 설상가상으로 어깨 부상까지 입었고, 한 달 뒤 US 오픈 준비에 빨간불에 켜졌습니다. 그야말로 조코비치로서는 최악의 결과입니다.
찾아보니 세르비아 테니스 대표팀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팀에서는 조코비치의 남녀 복식 출전을 반대했네요. 그런데 출전한 걸 보니 조코비치 본인이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한 것 같고 조코비치의 위상을 생각하면 대표팀 영향력이 어마어마할테니 강행한 것 같네요. 생각해보면 조코비치가 올해 세르비아 오픈 ATP 250 대회에 출전한 뒤 바로 프랑스 오픈 출전하고도 우승했었죠.
그 지나친 자신감이 프랑스 오픈에서는 성공했고 이번 올림픽에서는 패망한 걸로 귀결되었습니다. 경기를 봤는데 도쿄 올림픽 날씨도 덥기 그지없어서 4강에서 체력이 바닥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3세트에서 즈베레프나 메드베데프 상대면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버렸고요. 심지어 3, 4위전에서 라켓을 부수는 최악의 모습까지 겹치며 정말 실망스러운 모습까지 있었습니다. 부상이 있다고는 하나 US오픈 출전 못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과연 몸 회복과 멘탈 재정리를 어느정도나 할지 궁금하네요. US 오픈은 한 달 뒤에 개최됩니다.
반면 다른 종목의 GOAT인 마룽은 이번 올림픽까지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더욱 넘사벽의 위치까지 갔습니다. 경기를 실시간으로 봤는데 매 세트 초반의 스코어 차이를 계속 지켜내면서 자기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관록의 차이가 확실히 드러났고 랠리 싸움에도 밀리지 않았고요. 반면 판젠동은 실수가 많았고, 11:3으로 압도한 5세트를 제외하면 꽤 기대이하인 경기력이었습니다. 나이 32살의 선수가 이렇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경기력에 감탄만 나왔습니다.
마룽은 이렇게 유일한 탁구 남자 단식 2회 금메달리스트가 되었고, 최근 기준으로 올림픽 + 세계선수권 5연패(올림픽 2회, 세계선수권 3회)를 달성했습니다. 역대 최고는 물론 현존 최고도 마룽이었네요. 개인적으로 판젠동 4:2 승리를 예측했는데 점수도 결과도 그 반대가 되어서 민망하네요. 탁구 세계선수권은 2년 주기로 홀수 해에 개최되는데 이번에도 마룽이 차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구기종목 GOAT인 마룽과 조코비치 처지가 이렇게 갈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테니스가 탁구보다야 훨씬 메이저인 종목이고, 절대적인 스포츠맨 업적, 위상에서 조코비치가 마룽보다야 넘사벽인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서 한 쪽은 모든 걸 이루고 다른 한 쪽은 많은 걸 잃었다는 점에서 대비되네요.
결과적으로 탁구 그랜드슬램이라 불리며 3대 대회인 올림픽, 세계선수권, 탁구 월드컵에서 마룽이 각각 2회, 3회, 2회씩 우승했습니다. 그의 커리어가 현재진행형이라 더 쌓을 수도 있고요. 3대 대회를 모두 2번 이상 우승한 경우는 마룽과 여자 탁구 쪽 장이닝과 더불어 유이합니다. 생각해보면 테니스처럼 탁구도 메이저 대회를 2번씩 우승하는 것도 더블그랜드슬램이라 불러도 무방하겠네요. 리우 올림픽 때 장지커의 더블그랜드슬래머 등극을 저지하더니 이번 올림픽 때 본인이 더블그랜드슬래머의 자리에 올랐군요. 이렇게 마룽은 여자 탁구에서 올림픽 2회 금메달을 달성한 덩야핑과 장이닝 이상의 커리어를 쌓았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적어도 향후 30년 동안은 마룽의 자리에 도달할 만한 탁구 선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나중에 마룽 vs 덩야핑 vs 장이닝 비교를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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