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 본선이 한국 시간으로 8월 31일 부터 시작됩니다. 며칠 전부터 경기가 치러지긴 했지만 그것은 예선을 통해 128강에 진출한 하위 랭커들 간의 경기였습니다.
페더러-나달-조코비치 3대장 중 페더러와 나달은 각각 무릎 부상, 왼발 부상으로 남은 시즌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페더러야 지난 윔블던의 조기 탈락으로 더 이상의 커리어는 기대하기 힘들고, 내년에 은퇴할 확률이 높은데 나달의 갑작스러운 하향세는 믿기지 않네요.
나달은 2019년 ~ 2020년에도 조코비치와 함께 양강체제였는데 올해에는 완전히 노쇠화한 것 같습니다. 호주 오픈에서 치치파스에게 역스웝을 당하고, 본진인 프랑스 오픈에서 조코비치에게 패배한 게 결정타였네요. 특히 나달이 치치파스 상대로는 천적이었는데 지는 걸 보고 의아했는데, 지금 보니 이변이 아니었네요.
페더러의 경우 나달 조코비치보다 5살 ~ 6살 많고 2017년의 화려한 귀환 이후 2018년 호주 오픈 우승, 2019년 윔블던 준우승으로 완만한 에이징커브를 밟았죠. 그에 비해 나달은 작년 프랑소 오픈에서 조코비치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던 경기력을 생각하면 급격한 에이징커브라고 보입니다. 2020년대 초반에도 프랑스오픈의 절대자로 군림할 줄 알았는데 노장의 한 살 한 살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나달 입장에서 슬픈 건 페더러야 테니스 'GOAT' 자리에 10년 가까이 앉아봤지만, 본인은 그 자리에 앉기 직전까지 가다가 조코비치에게 추월당해서 잠깐이라도 GOAT 명성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시 비상할 가능성도 있지만, 나달의 나이를 생각하면 이번 장기 부상은 치명적이라 끝날 것으로 보이네요.
물론 테니스는 30대 초반만 되어도 크게 하락하는 스포츠고, 어마어마한 롱런을 보여주는 저 3명을 본 게 팬으로서 행운입니다. 하지만 진짜 세대교체되는 날이 다가오니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나달이야 내년 프랑스오픈이 진짜진짜 마지막 기회고, 사실상 남은 조코비치 한 명 vs 넥스트 제너레이션 군단의 거센 도전이 내년에 치열하게 벌어질 것입니다. 올해 US오픈이 조코비치 시대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고요.
https://en.wikipedia.org/wiki/2021_US_Open_%E2%80%93_Men%27s_Singles
위의 영문위키는 US오픈 대진이고, 아래는 ATP 랭킹 상으로 예상되는 8강 대진입니다.
조코비치 vs 베레티니 / 샤프발로프 vs 즈베레프
루블레프 vs 치치파스 / 루드 vs 메드베데프
이렇게 됩니다. 저 8명이 그대로 8강 대진을 이루지는 않을테고 3명 ~ 4명은 16강 이하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죠.
그래도 조코비치, 즈베레프, 메드베데프 3명, 넓게 보면 치치파스까지 4명은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말 그래도 이번 US 오픈은 3강 1중의 싸움으로 좁혀집니다.
(중앙은 조코비치, 다른 4명은 팀, 즈베레프, 메드베레프, 치치파스입니다. 팀은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내년에 부활할지 모르겠네요.)
조코비치가 어째 US오픈에서 마가 끼어서 안 풀린 적이 많았고, 이번 대진도 8강 베레티니 - 4강 치치파스 - 결승 메드베데프 대진이 예상되어서 만만치가 않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호주오픈에서 허리 부상를 안고서도 8강에서 즈베레프를 제압하고, 결승에서 메드베데프를 압살했듯이 테니스에서 3세트와 5세트는 다른 경기입니다. 특히 넥젠들 중 즈베레프는 5세트에서 최상위 랭커들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많았죠.
작년 US오픈에 도미니크 팀이 우승하기는 했지만, 그 다음 달 프랑스 오픈에서 나달이, 올해 호주 오픈/프랑스 오픈/윔블던 3개 대회에서 조코비치가 연속으로 우승했죠. 아무래도 팀은 93년생이라 96년생 ~ 98년생인 메드베데프 - 치치파스 - 즈베레프 3인과 페나조 사이에 낀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넥스트 제너레이션 선수들이 우승하면 진정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저 '메치즈' 넥젠 3인 이외에도 저 나이대에 해당되는 선수들이 베레티니, 루블레프, 샤프발로프, 후르카츠 등이죠. 하지만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역대 최강자의 견고함과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에 4대 그랜드슬램 대회를 모두 우승)의 대업을 달성하는 선수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정점에 오른 GOAT 조코비치 vs 새 시대를 열려는 넥젠 군단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조코비치 US 오픈 1라운드: 9월 1일 수요일 오전 8시(한국시간)
메드베데프 US 오픈 1라운드: 8월 31일 화요일 오전 9시 45분(한국시간)
치치파스 US 오픈 1라운드: 8월 31일 화요일 오전 2시 15분(한국시간)
즈베레프 US 오픈 1라운드: 9월 1일 수요일 오전 1시(한국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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